[사설]작은 정성으로 어려운 이웃에 희망을

[사설]작은 정성으로 어려운 이웃에 희망을
  • 입력 : 2014. 12.11(목)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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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1년 세밑,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한 거리에 가마솥이 내걸렸다. 파선으로 난민신세가 된 1000여명을 돕기위해 구세군 사관 조셉 맥피(Joseph Mcfee)가 내건 것이다. "이 국솥을 끓게 합시다"라는 문구와 함께다.

우리나라 구세군 자선냄비의 역사는 192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구세군 사령관이었던 조셉 바아(한국명 박준섭)가 서울 명동에 자선냄비를 내걸면서다. 명동, 충정로, 종로 등 20여 곳에 설치된 자선냄비를 통해 812원을 모금,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제주구세군이 지난 5일 제주시 대학로와 중앙로 일대, 제주공항, 서귀포시 옛 동명백화점, 서귀포월드컵경기장 옆 이마트 등 5곳에 자선냄비를 내걸었다. 제주시청 대학로에 내걸린 자선냄비에는 9일에도 작지만 소중한 정성이 이어졌다. 꼬마 아이부터 중학생, 중년의 아저씨·아줌마, 할머니·할아버지 등이 가던 길을 멈추고 정성을 보탰다.

구세군 자선냄비에 모이는 정성은 어려울수록 더욱 빛을 발한다. 경기가 좋지 않았던 지난해의 모금액은 63억여원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11년 48억여원, 2012년 51억여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11월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희망 2015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옛 세무서 사거리에는 대형 온도탑을, 제주자치도청 1층에는 실내 온도탑을 세웠다. 올해 목표 금액은 28억 1700만원이다. 목표액의 1%에 해당하는 2817만원이 모일 때마다 온도계 눈금이 1℃씩 올라간다. 2014년 캠페인에서는 27억5594만원이 답지하며 108.5℃를 기록했다.

며칠 전 김만덕상 수상자가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제주한라대학교RCY 회원들도 희망풍차 캠페인을 통해 모금한 성금을 보탰다. 한 기업은 도내 장애인 사회복지 시설 10곳에 수천만원대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일부 기업들은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으로 뜻있는 연말을 보낸다. 세밑을 훈훈하게 만드는 따뜻한 소식들이다. 작은 사랑과 정성들이 합쳐지면 기적을 만든다.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불쏘시개가 될 수도 있다. 사랑의 온도가 100℃를 훌쩍 넘고, 자선냄비가 펄펄 끓는 따뜻한 세밑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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