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논 마르호 복원, 기적프로젝트 될 것"

"하논 마르호 복원, 기적프로젝트 될 것"
[2012 WCC 제주형 첫 의제 '하논분화구' 워크숍]
  • 입력 : 2012. 09.10(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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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세계자연보전총회 공식 보전프로그램에 제주형 의제로 선정된 '하논분화구 복원·보전 및 활용' 워크숍에서 하논분화구의 마르 퇴적물은 제주도 자연유산 역사 뿐만 아니라 전체 동아시아 지역의 환경역사에 대한 훌륭한 아카이브(기록보관소)라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강희만기자

학계 "분화구 퇴적물 동아시아 환경역사 기록보관소"
"李대통령 하논 언급 의미 커"… 정부 후속조치 기대

▲WCC QR 코드

서귀포시 하논분화구의 마르 퇴적물은 제주도 자연유산 역사 뿐만 아니라 전체 동아시아 지역의 환경역사에 대한 훌륭한 아카이브(기록보관소)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마르호수의 복원은 기적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이명박 대통령의 총회 개회식 연설에서 하논분화구 복원에 대해 언급한 것과 관련, 큰 의미를 부여하는 평가도 잇따랐다.

이 같은 평가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2012세계자연보전총회(WCC)의 공식 보전프로그램에 제주형 의제로 선정된 '하논분화구 복원·보전 및 활용' 워크숍에서 제기됐다. 워크숍에는 하논분화구복원범국민추진위원회 고충석·서영배 공동위원장을 비롯해 IUCN 관계자, 신준환 산림청 국립수목원장, 학계, 공무원, 학생, 취재진으로 가득 메웠다.

▶무엇을 논의했나=제주대 김문홍 교수의 사회로 지난 7일 오후 열린 하논분화구 워크숍에서 일본 토호쿠대학교 요시노리 야수다 교수는 '동아시아 기후변화와 인간적응:마르 퇴적물의 고생태학적 연구'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마르호수 복원과 퇴적물 보호 프로젝트는 기적적인 일이며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밝혔다. 야수다 교수는 "호수를 재현할 수 있다면 영구히 환경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야수다 교수는 1976년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시추를 주도했으며 하논 시추에도 참여, 10m 깊이의 마르 퇴적층에서 꽃가루 분석을 통해 2만년의 환경정보를 규명해온 일을 소개했다.

야수다 교수는 발제 자료를 통해 "하논 마르 퇴적물 꽃가루 분석 결과는 최고 빙하기 말기 동아시아 고지리와 잘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폴란드 아담 아담미키에비치대학교 미로슬로브 마코호니엔코 교수도 '하논 마르-동아시아 환경변화 아카이브, 고생태학적 관점으로부터의 논평'에 대한 발표를 통해 "하논 마르는 과거 5만년 동안의 환경역사에 대한 훌륭한 아카이브"라고 극찬했다. 하논 마르 퇴적층에 대해 연구·분석해온 그는 "하논 마르와 여타 습지의 지질학적 아카이브를 가진 제주도는 자연유산 연구를 위한 특별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으며 동아시아 자연역사 참고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대 양영철 교수는 '하논분화구 복원 성공을 위한 정책적 제언' 발표에서 "제주자치도는 현재 중앙정부가 추진해 주기를 바라는 입장인데 비해 중앙정부는 하논복원에 대한 필요성을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총회 개회식에서 하논분화구 복원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것이며 하논 주제가 청와대에 입성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 교수는 하논 복원의 기본방향으로 협력과 조직력을 강화하는 한편 '왜 하논을 복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고 단기와 장기적인 방안으로 나뉘어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인 방안으로 범국민추진위원회와 국내외 환경복원단체와 연계하는 등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하논사랑 모임 발족 ▷하논복원에 대한 지원조례 제정 ▷토지소유주와 하논복원으로 인한 비용부담자의 합의 ▷대선에 정치적 아젠다 형성 등을 제시했다. 중장기적(2013~2023) 방안으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와 하논복원 중·장기계획 수립, 하논복원 트러스트 운동 등을 제시했다.

▶토론 내용=토론에서 국민대 김은식 교수는 "총회 개회식에서 대통령이 하논분화구 복원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정부 차원의 후속조치를 기대했다. 제주대 윤석훈 교수는 "화산지질, 생태, 개발역사 등에 상세한 연구와 지원, 그리고 시민과 학생을 위한 상시 탐방프로그램과 안내판 등을 구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자연제주 이석창 대표는 "하논분화구를 원래 상태로 복원해 후손에 물려준다면 세계적 환경자산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과학적 검증과 주민과 합의해 미래지향적인 복원프로젝트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찬수 박사는 "하논 호수를 복원한다면 쥐라기공원과 자연사박물관을 결합한 형태의 야외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법제연구원 박종원 박사는 "현행 법상 복원 방법, 주체가 불명확하며 비용부담 문제 등이 있다"며 "국가와 지방정부,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의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유산관리 활용방안 워크숍]
"세계유산 체계적 관리 위한 체질개선 필요"
"제주잠녀 유산등재 시급 불구 道 '시큰둥'"


제주가 가진 수많은 자연분야 타이틀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협의체 구축과 환경교육 시스템의 개선, 마을 주도적인 자연유산 관리가 과제로 제시됐다.

지난 8일 세계자연보전총회(WCC) 공식 행사의 일환으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제주)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국제 보호지역의 성공적 세계유산관리와 활용방안' 워크숍에 모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하며 행동의 변화를 촉구했다. 제주학회와 제주자치도가 주최한 이번 워크숍에는 IUCN 관계자들과 학계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창훈 제주대학교 교수는 세계유산 관리를 위한 국제적 협의체 구축을 위해 국제기구의 유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승한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환경교육 시스템의 개선을 촉구했다. 개선 사항으로는 체계화된 교재·전문가·인력 육성 체계·재정 지원 등을 꼽았다. 또 교육 실시 횟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향상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유철인 제주대학교 교수 등은 '제주잠녀'의 무형문화유산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역설하는 한편 제주도 당국의 무관심을 나무랐다. /사진=강희만기자

고승익 제주관광학회 회장은 세계유산을 이용한 제주의 관광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마을 주도적 생태관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 회장은 주민 중심의 자원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관리 형태로는 조합에 의한 경영과 조합간 네크워크 시스템을 제시했다.

유철인 제주대학교 교수는 또다른 제주형 의제인 '제주잠녀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유 교수는 제주잠녀를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에 포함시켜야 하는 점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제주잠녀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될 경우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 교수의 발표가 끝난 뒤에는 사회를 맡은 이인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위원장이 이를 거들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제주잠녀의 문화유산등재는 시급한 사안이라 그 필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있지만 제주자치도에서는 반응이 없다"고 쓴소리를 해 청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들의 발표에 이어 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과 김상수 거문오름 세계자연유산해설사 회장, 김의근 제주국제대 교수 등이 참여해 토론을 이어갔다.

/이효형기자 h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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