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오름 국제트레킹/개막 종합 스케치]쾌청한 날 세계유산 대자연을 느끼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개막 종합 스케치]쾌청한 날 세계유산 대자연을 느끼다
  • 입력 : 2008. 07.07(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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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열린 5일 각급 기관단체장 등 주요 인사들이 트레킹 개막을 알리는 출발 버튼을 누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한성률 도체육회상임부회장, 부영기 제주은행부행장, 홍명표 도관광협회장, 문홍익 제주상공회의소 회장, 김태환 도지사, 강만생 트레킹축제위원장, 김용하 도의회의장, 김상수 선흘2리장, 박명택 도의회문화관광위원장, 신백훈 농협제주지역본부장. /사진=김명선기자 mskim@hallailbo.co.kr

주요인사들 "세계자연유산 제주가 자랑스럽다"
인천서부교육청 일행은 여행 일정 변경 트레킹
자원봉사 솔선… 선흘2리청년회 교통소통 만전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5일 오전 10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말까지 2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위원회는 이날 거문오름 입구 야외 특설무대에서 개막식을 갖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지루한 장마가 무색할 만큼 개막일과 휴일 국제트레킹 현장은 쾌청한 날씨로 참가한 탐방객들은 거문오름 정상에서 탁트인 조망을 만끽할 수 있었다. 행사전부터 매일 기상을 체크해 오던 주최·주관측과 마을 주민들의 근심도 눈녹는 듯 사라졌다.

▶개막식=김태환 도지사는 개막식 축사에서 "이번 행사를 보면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을 새삼 느끼고 있다"며 "세계자연유산 등재의 꿈을 이뤘고 그 꿈은 우리 모두의 노력에 의해서 이뤄졌으며 날씨도 축복하는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을 예감한다"고 말했다.

김용하 도의장은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시작으로 참가자들이 많이 걷고 많이 체험할 수 있는 이같은 행사가 있어서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상수 선흘2리장은 "거문오름은 밖에서 볼 때는 그 중요성을 잘 모르지만 오름정상에 올라보면 거문오름이 용암동굴계의 시초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게 될 것"이라며 "마을을 찾아준 탐방객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위원회 강만생 위원장은 개회선언을 통해 국제트레킹 행사의 개막을 알렸다.

식전행사에서는 노형초등학교 풍물패들의 축하공연으로 시작돼 흥을 돋웠다. 28명으로 구성된 풍물패는 신명나는 북과 태평소공연을 통해 거문오름 트레킹 행사를 축하했다.

참가자를 위한 스트레칭, 준비체조가 마련됐으며 이어 출발버튼 점화와 카운트다운이 모든 참가자와 함께 이루어졌다. 부대행사로는 한살림제주와 선흘2리부녀회가 마련한 음식부스도 마련돼 인기를 끌었다.

▲거문오름국제트레킹 참가자들이 숲길을 걸으며 세계자연유산의 진수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식후 행사로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동안 특설무대에서 자연유산사랑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식후 행사로는 사물놀이, 힙합라이브, 태권도 시범 등 공연이 마련됐다.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와 거문오름 트레킹 준비위원회는 사전에 탐방로의 주요 포인트 14개소에 한국어와 영어로 된 안내판을 설치하는 한편 이날 탐방객들에게 안내서와 지도를 무료 배부하고 각 포인트에 자연해설사를 배치해 자세한 설명을 제공하기도 했다.

요리사가 되기 위해 미국 서부 미시간 기독교고등학교 11학년에 유학중인 이웅기군(17)은 이날 오전 세계자연유산지구인 천연기념물 제444호 거문오름 트레킹을 마친 뒤 "자연의 공기를 마시면서 즐기는 거문오름 트레킹은 참 이색적이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제주올레(이사장 서명숙)팀을 비롯해 서울에서 내려온 유명인사들의 참가도 돋보였다.

제주시호남산악회 회원 16명은 거문오름 정상에서 산신제를 지내 눈길을 모았다. 이상준 회장을 비롯한 산악회원들은 이날 막걸리 등을 정성껏 준비해 제를 지내면서 세계자연유산지구인 거문오름이 대대손손 잘 보존되고, 트레킹에 참가하는 모든 탐방객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트레킹 이틀째=거문오름 국제트레킹 이틀째인 6일 오전, 공식 트레킹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관광객과 도민들이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안내 자원봉사자로 나선 제주도산악연맹 부설 한라산등산학교 졸업생들이 여기저기서 출반신호를 알렸다. "해설 받으실 분들은 이제 출발합니다." 해설사들은 오름에 오르기 전 방문객들에게 주의사항을 주지시키는 것을 잊지 않는다. 세계자연유산지구 보호를 위해 흡연은 물론 음식물 반입과 쓰레기 투기는 절대 금지, 용무는 미리 볼 것, 일행은 반드시 함께 다닐 것, 코스 이탈 주의, 휴대전화는 불통 등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출발 시간이 되자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선흘2리 주민들로 구성된 자연해설사 등 자원봉사자들이 이들을 안내했다.

이날 인천서부교육청 일행 19명도 트레킹에 참여했다. TV, 언론매체 등을 통해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열린다는 것을 알고, 당초 계획했던 일정을 변경해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

많은 탐방객들의 참가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교통혼잡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선흘2리 청년회가 입체적으로 교통소통에 나섰고 임시주차장까지 완비했기 때문이다.

/문미숙·이현숙·강봄기자

[거문오름 국제트레킹 어떻게 태동했나]등재후 1년간 산고 끝에 탄생

전문가 등 합동참여 자원조사·코스 개발
수차례 답사… 유산지구 자연성 극대화
새로운 자연탐방문화… 후속 대책 검토


세계자연유산의 핵심공간 중의 하나인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이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8월말까지 2개월간 대장정의 막을 올렸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그동안 약 1년간에 걸친 산고끝에 탄생했다.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에는 다수의 외국인들도 참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강경민기자

▶배경=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지난해 6월말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검토되기 시작했다. 등재 1주년을 기념하고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국내외에 널리 알리는 새로운 개념의 자연탐방문화를 개척할 필요성에서 였다. 또 볼거리 위주의 제주관광패턴을 제주의 자연환경을 소재로 한, 체험중심의 새로운 관광인프라 개발이라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이런 체험형 상품을 통해 제주 도민은 물론 많은 사람들이 제주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피부로 느끼고 보존 의식도 더욱 확산시켜 나가는 기회로 삼고자 했다.

▶자원조사 및 코스 개발=거문오름 국제트레킹 상품은 필요성에 대한 비공식 논의를 거듭한 끝에 지난해 11월부터 전문가 합동의 자원조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자원조사에는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와 지질, 생태전문가, 제주산악연맹, 한라일보 등이 참여했다.

올들어서는 외국인 관광객 관련 여행업체 등을 통한 의견수렴도 진행됐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여러차례에 걸쳐 트레킹 후보지에 대한 사전탐방에 나섰다.

제주도와 산악인들은 트레킹 후보지에 대한 GPS 측정과 후보지 최종 확정을 위한 답사를 계속 진행시켜 나갔다. 코스 정비계획은 사전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승인을 얻음으로써 발주됐다. 코스정비는 세계자연유산지구의 자연성을 그대로 살리면서 탐방객들의 안전을 최대한 고려하고 이탈을 최소화시키는데 집중했다.

거문오름 트레킹 코스는 화산섬 제주의 매력을 최대한 만끽할 수 있게 하면서도 유산지구 자연성을 유지시키기 위해 정비 대상과 규모, 그리고 탐방객들의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는데도 초점이 맞춰졌다. 급경사 구간의 데크 목재도 현지 삼나무가 재활용됐다. 거문오름 정상, 곶자왈, 용암협곡, 갱도진지, 숯가마터, 식생 군락지, 삼나무 숲, 함몰구, 벵뒤굴, 다원 등 트레킹 코스는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다. 제주도는 행사 기간중에도 트레킹 코스에 대한 수시 모니터링과 보완대책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마케팅 및 해설·안전 교육=코스에 대한 스토리텔링 가이드북과 브로셔 제작은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영어 등 4개 국어로 전문가들과 제주대 통번역센터가 참여한 가운데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이어 트레킹 준비위원회가 6월초 공식 발족됐으며 위원회에는 제주도와 산악연맹, 한라산등산학교, 관광협회, 선흘2리, 한라일보사가 참여했다. 워크숍이 열리고 6월11일부터 4일간 일본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일본 메이저급 5개 여행사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 마케팅 활동이 전개됐다.

이런 준비가 진행되는 기간에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선흘2리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자연해설사 교육이 진행됐으며 한라산등산학교 졸업생들의 안전교육도 체계적으로 이뤄졌다.

10.5km에 이르는 A·B코스 정비가 완료되고 트레킹은 개막을 기다렸다. 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을 맞은 7월1일 새벽에는 거문오름 희망일출제가 봉행됐으며 트레킹은 지난 5일 2개월간의 대단원의 막을 올릴 수 있었다. 그러나 거문오름 국제트레킹은 여전히 미완이다. 미완의 과제는 후속 진행과정과 논의, 보완대책을 통해 점검해 나감으로써 하나씩 개선돼 갈 것이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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