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제주해녀문화'와 성평등

[열린마당] '제주해녀문화'와 성평등
  • 입력 : 2021. 09.16(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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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은 '제주 해녀의 날'이다. 해녀의 날이 처음 시행된 2018년부터는 '제주 해녀 축제'도 같은 시기에 함께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해녀축제와 해녀의 날 기념식이 취소됐지만, 9월 10일부터 31일까지 비대면 행사가 개최된다고 한다.

'제주 해녀의 날'은 2009년 11월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면서 관련 근거가 만들어졌지만, 2018년이 돼서야 해녀축제기간에 맞춰 9월 셋째 주 토요일로 지정돼 시행되고 있다. 그 사이 제주해녀는 '제주해녀문화'라는 이름으로 2016년 세계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이른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념하고 보존하고 배우고자 하는 '해녀문화'란 무엇일까? 해녀들의 노동과 문화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바다와 산 등의 공유자원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방안뿐만 아니라 돌봄과 공동체적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동안 해녀들의 역할과 기여는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았고 그 가치 또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오랫동안 해녀는 '생활력 강한 여성' 또는 '강한 어머니'의 상징으로 여겨져 오면서, 생계부양자이자 돌봄제공자의 역할 모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는 제주 여성들의 정치적, 사회적 역할 참여에도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 해녀문화의 가치를 모색하는 작업은 성평등한 공동체로의 전환이라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해녀문화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여성 지위 향상의 결과가 아니라 기회이며, 이것이 제주해녀문화가 우리에게 주는 유산이자 과제라 하겠다. <강경숙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성인지정책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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