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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용의 목요담론] 책 속에서 곰팡이 피어 가는 직업공무원제도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1. 07.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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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실주의란 객관적인 실적이 아니라 정치성향·혈연·지연·개인적 친분 등에 따라서 공직을 임용하는 제도를 말한다. 정실주의는 1688년 영국의 명예혁명 이후 1870년까지 영국에서 성행했던 공직임용의 관행이다. 영국은 의원내각제 국가인데, 내각이 사퇴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그때마다 공무원도 정당에 따라 한꺼번에 교체된다면, 공공행정의 막대한 혼란이 발생하므로 당시에는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정치인 개개인의 청탁 등에 따라 공직에 임명됐어도 내각 사퇴에 따른 공직사퇴를 동반하지는 않았다. 정실주의는 그런 이유로 오히려 내 사람 끼워 넣기 등으로 공직자 수를 늘어나게 함은 물론 예산낭비와 무능한 공무원 등 행정능률의 저하를 포함한 각종 문제를 야기하기에 이른다.

엽관주의란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공직을 일종의 전리품(사냥에서 획득한 지위)으로 취급하고, 정치적 신념을 함께하는 동지들에게 나눠 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도적으로 엽관주의는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했는데, 1829년 취임한 제7대 대통령인 앤드류 잭슨에 이르러 적극적으로 확대된다. 당시 미국의 공직이 재산, 학력, 경력 등 검증된 인물을 임용한다는 명분 하에 동부 연안의 상류층들만 받아들인다는 것에 대한 반발에서 앤드류 잭슨 대통령이 엽관주의를 채택하면서 서부 개척민과 중·하류층도 중앙권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길을 열어주는 명분을 가졌다. 하지만 엽관주의는 실력을 검증받지 않은 공직자를 양산하면서 '아마튜어리즘'이 국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주장이 계속 대두돼 1883년 '팬들턴 법'의 제정으로 실적주의로 전환하게 된다.

직업공무원제도란 국가와 공법상의 근무 및 충성 관계를 맺고 있는 직업공무원에게 국가의 정책 집행기능을 맡김으로써 안정적이고 능률적인 정책 집행을 보장하려는 공직구조에 관한 제도적 보장을 말한다. 우리나라 헌법에서도 직업공무원제도를 보장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민주적이고 법치적인 직업공무원제도 그리고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의 보장이다. 특히 우리 헌법의 직업공무원제도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그 필수적인 구조적 요소로 하고 있어 공무원 인사에서의 '엽관주의'나 '정실주의'는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교육계 인사에서도 일부 정실주의와 엽관주의가 판을 치고 있다. 중앙의 주요 공직 자리에 낙하산 인사를 파견하거나, 공개채용이라는 명분 하에 자신의 사람·선거공신 그룹이 추천한 인사를 심어 넣거나, 정규직 전환의 미명 하에 공기업 계약직을 무분별하게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주거나 등등 각종 채용·인사비리가 판을 치면서 공정한 경쟁에 의한 계층이동 사다리가 붕괴되고 있다.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직업공무원제도 하에서도 엽관주의와 정실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사람을 위해 관직을 설치하고, 국민에 대한 책임자로서의 업무수행을 해야 할 공무원이 정당과 권력에 대한 책임으로서 변질돼 공무원의 정당·권력의 사병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 더 나아가 행정의 전문성이 심각히 훼손되고 있다. 인사권자들이 외부적으로는 공정성과 정의를 주장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밀실 인사, 정실 인사, 엽관 인사, 찍어 내리기 인사, 회전문 인사가 이루어지는 점을 보면서 공정과 정의가 사라지고, 헌법상 보장된 직업공무원제도가 헌법책 속에서 곰팡이 피어 가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들여다봐야 할 시점이다. <이경용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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