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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미숙의 백록담] 주거 양극화 심화되는 제주, 살기좋은 곳인가?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입력 : 2021. 04.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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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연동에 들어설 9억원대의 한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84㎡) 민간아파트 가격이 연일 입방아다. 공공택지내 아파트와 달리 민간택지의 경우 시행사의 분양가가 적정하게 산출됐는지 행정이 따지고 규제할 근거가 없다. 시행사가 분양을 위해 제주시에 입주자모집공고 신청때 써낸 가격대로 승인받아 도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했고, 오늘 1순위 청약이 진행된다.

이 분양가를 접한 도민 반응은 "내 집 마련의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지겠구나”에서부터 "지금 집이 비좁아 커가는 아이들을 생각해 좀 더 넓은 집으로 옮길 계획이었는데…" 하는 허탈감이다.

이들의 허탈감은 9억원대 아파트를 분양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다. 시세보다 높은 값에 거래된 아파트 한 채가 같은 아파트는 물론 인근 가격까지 들썩거리게 하는 부작용을 그동안 숱하게 보아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예정된 제주시 소재 아파트 재건축이나 오등봉·중부공원에 민간특례개발로 건축 예정인 2000여세대의 아파트 분양가도 영향받을 게 뻔하다.

최고가 분양아파트 공개에 바로 앞서 3월 말 인접한 연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전용 83㎡에 5억8160만~6억7910만원)가 나오자 시중의 여론은 '너무 뛰었네'였다. 하지만 1순위 청약에서 14.38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고, 계약 후 분양권을 사고파는 전매에 아무 제약이 없는 이 아파트에 얼마나 투기세력이 가세해 몸값을 올려놓을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이미 제주와 강원 두 지역은 정부가 지난해 지정한 부동산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이 아닌 영향으로 투기수요의 관심이 높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주시권 단지형을 중심으로 5000만~1억원 가까이 급등하는 풍선효과로 전용 84㎡가 6억원대 초·중반까지 뛴 상태다.

국가통계포털 자료를 분석하면 부동산경기가 활황이던 2016년 1월 도내 민간아파트 평균분양가격은 ㎡당 227만원으로 전국평균 분양가(274만원)보다 17.2% 낮았다. 같은해 9월(308만원) 300만원을 넘어선 후엔 오름세가 둔화되는가 싶더니 2020년 4월(408만원) 이후 상승속도가 빨라져 올해 2월에는 520만원으로 전국평균(399만원)보다 30.3% 비싼 수준이 됐다. 5년동안 전국평균가격이 45.6% 오르는 동안 제주는 129.1% 급등한 것이다.

2020년 4월 기준 도내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289만원이다. 전국평균(379만원)의 76.3% 수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최저인데 집값은 나홀로 내달리는 형국이다.

제주도는 수 년 전 집값 폭등의 심각성을 감안해 제주특별법 6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민간택지에도 분양가상한제와 전매제한을 둘 수 있는 권한을 제주도가 정부로부터 이양받는 방안을 추진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정부가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그러는 사이 제주 집값은 널뛰었고, 도에 대책을 물으니 8단계 제도개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시장은 뛰다 못해 나는 수준인데, 예측가능한 행정과는 거리가 먼 제주도는 '언제 이렇게 올랐지?' 하고 쳐다보는 꼴이다. 그저 속터지는 이들은 투기세력들의 장난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도민 실수요층들이다.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이 말이다. <문미숙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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