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종의 백록담] 감귤산업, 수출로 활로를…

[현영종의 백록담] 감귤산업, 수출로 활로를…
  • 입력 : 2021. 02.01(월) 00:00
  • 현영종 기자 yjhye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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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국경절 기간에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이 한국 화장품을 싹쓸이하며 화제가 됐다. 짧은 기간 관광과 함께 면세점·쇼핑센터 등을 돌며 27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덕분에 일부 면세점은 매출액이 40%이상 늘었다. 중국인관광객으로 인한 매출은 150%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일부 화장품회사의 매출은 270%, 900%나 폭증하며 한국제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관광객들은 의외의 제품에 열광한다. 전자제품, 과자, 주류, 문구류, 복주머니 등이 대표적이다. K-Pop 관련 상품, 손톱깎이 세트, 김, 캐릭터 상품, 화장품 등의 인기도 하늘을 찌른다. 최근엔 믹스커피·위생용품·마스크팩 등도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아니면 구할 곳이 없거나 가성비가 높고 디자인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손톱깎이 세트처럼 기술·가격경쟁력으로 전세계 주부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경우도 있다.

호미·낫·호랑이 담요·돌솥·포대기 등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인기 상품이다. 호미는 중국산 제품에 비해 5배 이상 높은 가격에도 불구 '혁명적인 가드닝용품'이란 극찬과 함께 하루 200개, 많게는 400개까지 팔려 나간다. 우리의 전통 육아용품인 포대기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아이와의 정서적 교감을 높여줄 뿐더러 아이를 업고 일을 하거나 이동하기 편하다는 이유에서다.

러시아에선 얼마전부터 제주감귤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호평이 이어지면서 매출액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과육이 질기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씨가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불구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터키·모로코산은 껍질을 벗기기 어렵고, 질길 뿐만 아니라 씨도 많아 인기가 덜하다. 지난해 1월 중국산 감귤이 위생문제로 수입이 중단되면서 반사이익까지 거두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감귤을 먹는 전통이 있을 만큼 감귤을 사랑한다. 가족들과 초콜릿·사탕과 함께 감귤을 나눠 먹으며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축하한다. 파이·주스 등을 만드는데도 쓰일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는다. 러시아 국민 1인당 과일 소비도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러시아인들의 평균 1인 과일 소비량은 2018년 61㎏에서 2019년 63㎏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세가 완연하다. 하지만 기후 특성상 사과·베리류를 제외하면 85%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이 소비하는 과일은 바나나(25.0%), 사과(18.0%), 오렌지(12.0%), 감귤(10.0%), 배(9.0%), 포도(7.0%), 복숭아(6.0%) 등 순이다.

지난해 제주감귤 수출량은 5997t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두배 이상 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 내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이는 2020년산 감귤 생산량(52만여t)의 1.2% 수준이다. 그나마도 러시아로 수출되는 물량이 4376t으로, 전년보다 6배 이상 늘면서 가능했다. 30여년을 수출에 공을 들인 대가 치고는 볼썽사납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을 통한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한계가 자명하다. 판매 단가는 높일 수 있지만 시장 자체를 확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수입산 과일이 늘어나면서 감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다. 고급화·품종 다양화와 함께 해외 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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