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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할머니가 4·3사건에 대해 침묵했던 이유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0. 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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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 어느 제삿날이었던 것 같다. 그 당시 '4·3때 총 맞앙 죽언', '집들이 다 불에 타고','연좌제로 육군사관학교에 못갔다' 라는 친척들이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렸던 나는 4·3이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아무도 말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느날은 할머니에게 4·3에 대해 여쭤 봤다. 할머니는 화들짝 놀라며 "두린 아이는 몰라도 된다. 어디 가서 그런 말 하지 말라"며 나를 단속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작은 할아버지가 4·3 당시 돌아가셨다. 지금 살아 계신 작은 할아버지는 팔에 총을 맞고 죽은 척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4·3을 겪은 할머니는 4·3이 무엇이냐는 나의 질문에 마음 놓고 이야기하지 못했을 뿐 더러, 어린 손녀가 알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내 입을 막고 침묵했던 것 아닐까 싶다.

민주화 흐름속에서 4·3 특별법 제정, 정부차원의 진상보고서, 대통령의 공식사과 등 정치·사회적 환경의 변화로 생존자와 유족들은 본인이 피해자라는 것을 말할 수 있게 됐고, 4·3 희생자 추념일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안타깝게도 할머니는 이런 일련의 과정은 보지 못하고 50년의 침묵 속에서 세상을 떠났다.

올해도 4월은 어김없이 찾아 왔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 비상사태로 인해 유족과 도민들은 추모 발길을 잠시 멈춰야 할 것 같다.

올해 치러지는 제72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은 코로나 19여파로 축소해 간소하게 봉행된다. 참가인원도 제한되는데 부득이 4·3 평화공원을 방문하는 유족과 도민은 12시 이전에는 가급적 방문 자제를 당부드린다. <고상희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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