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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의 월요논단] 도시건축과 삶의 질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입력 : 2018. 01.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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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에서 유독 눈에 띄는 단어는 국민과 삶이었다. 각각 다른 문장, 다른 의미로 사용된 단어이기는 하지만 굳이 설명을 덧붙이자면 국민 삶의 질도 작은 화두(話頭)였다고 할까! 무엇이 질 높은 삶일까, 무엇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일까? 참으로 난해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상대적 비교를 통해 우열을 가리는 습성이 있어 소위 척도를 만들어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LI)', 유엔개발계획(UNDP)의 '인간개발지수(HDI)'의 척도가 대표적인 것이며 우리나라 무역협회 등에서도 각종 통계로 한국의 삶의 질을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어찌 계량화된 지표에 따라 우리의 삶이 나아지고 행복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 단정짓기 어렵다. 단순히 물질적인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삶의 질을 크게 좌우하는 요소중의 하나는 도시와 건축환경이 아닐까 생각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1항에서는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그리고 그러한 환경보전 노력을 통해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언급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삶의 공간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 매력적이고 애착이 가는 환경일까, 이 근본적인 물음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각해지는 교통과 쓰레기문제, 삭막한 가로, 간판으로 뒤덮히고 부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의 건축물, 그리고 연계성이 떨어지는 공원과 부족한 녹지공간, 도시사막과 같은 도시경관의 현상들은 우리가 겪는 삶의 현실이자 수준이다. 최근 광운대 지역사회연구단이 공원이나 문화기반시설이 많을수록 자살률이 떨어지고 삶의 질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바 있는데 감성적인 공간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이와 같이 삶의 질은 도시와 건축의 질과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다. 물론 주택보급률이나 자동차 보유수, 소득수준과 같은 양적 문제의 개선도 중요하지만 애착과 애정, 자부심을 갖게 하는 도시와 건축의 질적 문제에서 좀 더 장기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상징적인 의미와 사회적 요구가 변화해 가면 도시와 건축 공간 그 자체는 남게 되거나 새로운 의미와 요구에 따라 전화(轉化)될 수밖에 없고 이에 대응하지 못하게 되면 소멸(消滅)될 수밖에 없는 것이 도시와 건축의 속성이다.

최근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기초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점은 건축분야 종사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산으로서 건축은 바라보는 태도와 접근으로 도시와 건축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축척과 조화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도시재생의 수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건축자산이라 할수 있는 오래된 기억의 공간, 추억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제주시민회관도 그러하고 오래된 골목길과 근대시기의 건축물 철거가 그러하다,

오래된 미래의 공간속에 마음 편하게 걸으며 여유를 즐기는 것, 이것이야 말로 삶의 질의 기본적인 출발이다. 여전히 원도심을 비롯하여 읍면지역의 마을에는 사회적 가치를 갖는 많은 건축자산들이 산재해 있다. 이들 건축자산을 도시재생이나 마을만들기, 공원과 문화시설과 연계 등 다양한 형태로 제도권에서 진흥시킬 수 있는 방안검토와 소유자와 일반시민들의 건축에 대한 문화적 가치 향유를 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태일 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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