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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칼럼] 정녕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가
편집부 기자 seawon@ihalla.com
입력 : 2015. 10.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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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소설가인 김석범은 올해 우리 사회에서 손꼽히는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지난 4월 4·3 진상규명운동과 평화·인권운동을 펼쳐온 상징적인 인물로 평가되어 '제주4·3평화상'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됐다.

그리고 이달에 그의 대표작 『화산도』가 완역되어 국내 독자들을 만난다. 1988년 이호철·김석희 공역으로 출간되긴 했으나 그게 제1부에 한정된 부분 번역이었는데, 이번에 김환기 교수팀의 수년에 걸친 작업으로 모두 번역되어 보고사에서 간행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석범의 초기 4·3소설들이 수록된 『까마귀의 죽음』도 역자인 김석희가 번역문을 다듬어 곧 도서출판 각에서 재출간된다고 한다.

김환기 교수 중심으로 『화산도』 완역 작업을 수행한 동국대 일본학연구소는 오는 16일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글로컬리즘과 문화정치학: 김석범 『화산도』'를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갖는다. 이 행사에서는 와세다대학의 호테이 도시히로 교수가 '남북분단 상황과 재일조선인 문학', 호세이대학의 가와무라 미나토 교수가 '김석범의 문학세계', 릿교대학의 우카이 사토시 교수가 '일본현대문학에서 『화산도』의 위치', 동국대의 김학동 교수가 '『화산도』와 자유'에 대해 각각 발표하고, 관련 학자들이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심포지엄 직후에는 한국어판 『화산도』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그런데 이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은 치르지 못하게 되고 말았다. 김석범 작가가 초청되어 현기영 작가와 특별대담을 하기로 돼 있었으나, 주빈인 김석범이 불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대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해주지 않아 참석할 수 없게 됐다고 한다. 1988년 이후 수차례 드나들었던 대한민국, 최근에 4·3평화상까지 준 그의 어머니 나라가 출입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그 원인은 그의 평화상 수상연설에 시비 걸었던 일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김석범의 연설 내용을 접한 일부 국회의원, 언론, 보수단체가 '대한민국을 민족반역자가 세운 나라라고 망발한 김석범의 평화상을 박탈하라'며 들고 일어서면서, 급기야 4·3평화재단을 상대로 감사까지 벌였던 일의 연장선상에 있음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수상 소감에서 김석범은 "남한만의 단독정부, 반공이 국시인 대한민국, 그 정부의 정통성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해 제주도를 소련의 앞잡이 빨갱이섬으로 몰았습니다. 해방 전에는 민족을 팔아먹은 친일파, 해방 후에는 반공세력으로, 친미세력으로 변신한 그 민족 반역자들이 틀어잡은 정권이 제주도를 젖먹이 갓난아기까지 빨갱이로 몰아붙인 것입니다. 이승만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했다고 표방했지만 과연 친일파, 민족반역자 세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승만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할 수 있었겠습니까. 여기서부터 역사의 왜곡, 거짓이 정면에 드러났으며 이에 맞선 것이 단선·단정수립에 대한 전국적인 치열한 반대투쟁이 일어났고 그 동일선상에서 일어난 것이 4·3사건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는 그가 줄곧 견지해온 관점을 다시 강조한 것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이 정부는 이런 견해를 용인하지 못할 만큼 역사의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국정교과서 부활을 추진하고, 새마을운동을 강조하더니, 이제 생각이 다르다고 모국방문을 못하게 하는 일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43년 전의 이맘때에 바로 '10월 유신'이 있었다. 정녕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가. <김동윤 제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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