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무등이왓 기억 다음 세대로 잇는다

제주 무등이왓 기억 다음 세대로 잇는다
탐라미술인협회 '종무-앞선 발자국을 따라 이어가다'
4·3 당시 '잃어버린 마을' 배경 농사·예술 결합한 기획전
고소리술 빚어 나눔·연대… 내달 1~15일엔 본전시 개최
  • 입력 : 2026. 10.26(월) 17:5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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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이왓 일원에 풍년을 기원하는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탐라미술인협회 제공

[한라일보] 제주 예술가와 지역민들이 제주4·3 당시 '잃어버린 마을'에서 함께 땅을 밟고 씨를 뿌렸다.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에 남겨진 기억을 다음 세대로 잇기 위한 탐라미술인협회의 기획전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이번 기획전은 '종무(踵武)-앞선 발자국을 따라 이어가다'란 이름을 붙였다. 무등이왓의 땅을 일궈 조를 심고 거두며 농사와 공동체의 실천을 하나의 예술적 행위로 엮는 참여형 프로젝트다. 땅살림, 항살림, 궤살림 세 과정으로 구성했다.

그 과정의 하나로 지난 6월 말 동광리에서는 마을 주민, 탐라미술인협회와 제주민예총 회원 등 40여 명이 참여해 씨뿌리기 행사를 가졌다. 이날 4·3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기메 금줄 작업과 땅 제사도 진행했다.

지난 6월 조 농사를 짓는 땅에 씨뿌리기를 하고 있다. 탐라미술인협회 제공

9월에는 무등이왓 일원에 풍년을 기원하는 탐라미술인협회 작가들의 깃발 16개를 설치했다. 깃발은 수확기인 이달 28일까지 내걸린다.

본전시는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제주시 원도심 포지션 민 제주(관덕로 6길 17, 2층)에서 열린다. 무등이왓이 전하는 말과 그곳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의 시간을 각자의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는 자리다. 참여 작가들은 농사와 공동 작업, 대화 속에서 쌓인 기록과 경험을 여러 표현 매체로 재구성해 보여줄 예정이다. 개막식은 11월 1일 오후 6시.

무등이왓에서 수확한 조는 제주 전통주인 고소리술을 빚는 재료가 된다. 이 술은 4·3 때 동광리 주민들이 피신했던 큰넓궤에서 50일 넘게 숙성하는 시간을 거친다. 고소리술은 동광리 사람들, 4·3 유족들과 나누는 데 이어 2027년 4·3 위령제의 제주로 올릴 계획이다. 또한 광주, 대구, 대만, 오키나와 등 국내외 인권·평화 공동체에 전달해 4·3의 기억을 지역 간 애도와 평화의 연대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기획은 2021년부터 시작한 제주민예총의 '예술로 탐닉-잃어버린 마을에서 보낸 선물'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탐라미술인협회 측은 "2027년부터는 동광리 마을회가 주최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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