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의 백록담] ‘오등봉 음악당’ 제주 문화계 단비 되려면

[진선희의 백록담] ‘오등봉 음악당’ 제주 문화계 단비 되려면
  • 입력 : 2026. 06.01(월) 01: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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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서양 음악(클래식) 공연 건수는 85건, 회차는 337회. 17개 시도 중 공연 건수 증가율이 전년(54건)에 비해 가장 컸으나 공연 회차는 2024년(385회) 대비 줄었다. 부산은 공연 건수(561건)·회차(760회)가 네 번째로 많았다. 특히 공연 회차 증가율이 가장 큰 곳이 부산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간한 '2025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 내용이다.

연구진은 이 자료에서 클래식 전용 공연장인 부산콘서트홀 개관에 주목했다. 2025년 6월 문을 연 부산콘서트홀 기획 공연이 부산의 높은 티켓 판매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클래식 시장에서 부산 지역에 대한 편견을 바꾼 사례로 좋은 극장과 콘텐츠가 지역 문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걸 확인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런 흐름 속에 제주에도 클래식 전용 콘서트홀이 생긴다. 제주시 도시공원(오등봉) 민간특례사업으로 760억원을 투입해 건립하는 음악당(가칭)이다. 제주시 오라2동 제주아트센터 남측에 들어설 지하 1층·지상 2층 음악당은 2027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뒀다.

제주시에 따르면 전문가 의견 수렴을 거쳐 콘서트홀 1200석, 가변형 소공연장 300석 등 음악당 적정 규모가 도출된 시기는 2023년 8월. 이를 토대로 시각적 친밀감, 발코니 디자인을 적용한 우수한 음향 계획을 고려해 ‘하이브리드 빈야드’ 형태 콘서트홀을 짓기로 했다.

건물 내외부 얼개가 그려졌지만 이를 어떻게 꾸려 갈지에 대한 논의는 이제야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그간 제주시에서 전문가 참여 워킹그룹, 자문위원회를 가동해 건축, 토목, 조명, 음향 등 시설 전반을 다뤄 왔다면 민간특례사업자의 기부 채납 후에는 제주도에서 관리하는 안이 거론되면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제주도는 지난 2월 ‘오등봉 음악당 운영 방안 마련 실무 TF’를 구성한 데 이어 제주연구원에 '음악당 운영 방안 검토' 현안 과제 연구를 맡겼다. 관련 부서에 개관 준비를 위한 전담 조직 설치도 요청했다.

이번 음악당은 제주도 문예회관(1988년), 제주아트센터(2010년), 서귀포예술의전당(2014년) 등 기존 공공 공연장과는 성격이 다르다. 클래식을 중심으로 제주 공연 생태계를 진단하고 음악당 운영 밑그림에 반영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유다. 가령 바로 옆에 제주시 소속 제주아트센터가 자리했고 그곳엔 콘서트홀 무대에 자주 오르게 될 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이 상주하고 있다.

오등봉 음악당을 연중 초청 공연으로 채울 수 없는 노릇이다. 앞서 인용한 문체부 보고서에도 서울을 제외하고 클래식 관객층이 탄탄하지 않은 시장 특성상 지역 공연장이 내한 무대나 스타 연주자의 공연 1개를 상연하면 예산이 충분치 않아 다른 공연의 수준이 떨어지고 횟수가 감소하는 점을 짚었다. 공연장이라는 그릇을 만드는 작업만큼 그 안에 담길 지역 클래식계의 토양이 메마르지 않도록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6·3 지방선거 이후 새로이 출범하는 제주도정의 과제 중 하나다. <진선희 교육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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