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추운 겨울을 걷어내고 새 봄을 맞이하는 '탐라국입춘굿'이 제주 전역에서 펼쳐진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탐라입춘굿은 한 해의 액을 막고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제주의 대표 전통축제로 내달 2일부터 4일까지 진행된다.
탐라국입춘굿은 신들의 고향 제주에서 신구간이 끝나고 새 신들이 좌정하는 입춘에 민·관·무(巫)가 함께 한 해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던 제주 고유의 공동체 의례다. 탐라록(1841) 등 여러 문헌에는 탐라국 왕이 친히 농사를 짓는 친경적전과 함께 풍년을 기원하고 백성들과 잔치를 벌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탐라국입춘굿'은 크게 ▷입춘 맞이 ▷거리굿 ▷열림굿 ▷입춘굿으로 구성됐다.
입춘맞이는 이미 지난 20일부터 시작돼 온라인을 연계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소원지 쓰기와 굿청에 열명 올리기, 기원차롱 접수 등을 통해 한 해의 바람을 미리 전한다.
또 관덕정 광장과 제주목 관아에도 입춘 춘등(입춘초롱)과 낭쉐, 자청비 신상 조형물이 전시되고 관공서와 주요 거리, 상가 곳곳에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는 춘등(초롱)이 설치돼 봄을 맞이할 준비가 분주하다.
거리굿은 내달 2일 진행된다. 주요 관공서 일대와 시장 등을 돌며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춘경문굿을 포함해 새봄 맞이 마을거리굿이 마을 곳곳에서 펼쳐진다.
관덕정에서는 하늘에서 오곡의 씨앗을 가져온 농경신인 자청비 여신에게 풍농을 기원하는 세경제가 봉행된다. 이어 농경의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상징이자, 입춘굿의 핵심 이라 할 수 있는 낭쉐를 중심으로 한 낭쉐코사와 낭쉐몰이가 진행된다.
낭쉐몰이는 농경 풍요와 생명력을 기원해 온 입춘굿의 오래된 전통이다. 퍼레이드가 마무리 되면 한 해의 농사를 점치는 보리뿌리점과 함께 입춘덕담이 이어지고, 항아리를 깨뜨리는 사리살성과 콩을 뿌려 한 해의 액운을 씻어낸다.
3일 열리는 열림굿은 입춘 기행과 입춘을 축하하는 공연·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입춘 기행은 제주성안과 서귀포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전근대사회의 전통신앙이 이어져 온 성소(聖所)를 탐방하며 깃든 역사를 만나는 답사 프로그램이다.
또 제주목관아 터신으로 좌정한 칠성신에게 풍요를 비는 칠성비념이 진행된다. 이어 붉은 말의 기운을 지닌 병오년의 상징성을 담아 만물의 성장과 번창, 새해의 활력을 기원하는 입춘휘호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그 후 음악으로 신명을 풀어내는 공연을 통해 입춘을 맞이하는 축제의 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마지막날 진행되는 입춘굿은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본굿이다. 제주도 1만 8000신들을 굿판으로 청해 들이는 제의인 초감제로 막을 올린다. 이어 서천꽃밭의 생명꽃, 번성꽃을 통해 인간 세상이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놀이인 자청비놀이와 농경신에 대한 의례로 풍농을 기원하는 굿놀이인 말놀이와 세경놀이가 연행된다.
마지막으로 출연진과 관람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입춘대동'을 통해 봄을 힘차게 연다.
입춘 공연 무대에는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전통음악 창작그룹 '노는조합'은 판소리와 민요, 전통악기를 바탕으로 한 음악으로 무대에 오른다.
클래식을 기반으로 한 3인 혼성 중창 그룹 '에버노트', 무가(巫歌)를 토대로 한 음악 작업을 이어온 '추다혜차지스', 제주어와 제주의 정서, 삶과 자연, 역사적 서사를 음악으로 풀어내는 '사우스카니발'도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제주 출신 청년 예술인들로 구성된 비보이팀 '제주스티즈(JEJUSTEEZ)'가 축제 공간 곳곳을 누빈다. 관람객과 사진을 찍고 즉흥 춤을 나누는 퍼포먼스를 통해 입춘굿을 '즐기는 축제'로 이끌게 된다.
다양한 먹거리도 준비됐다.
입춘 장터 마당에서는 나눔의 의미를 상징하는 고기국수인 '천냥국수'가 제공되고, 관덕정 광장에서는 지름떡, 컵 떡볶이, 빙떡, 오뎅, 붕어빵, 커피, 전통차 등 주전부리가 판매된다. 또 농민들이 재배한 농산물과 수제로 만든 농가공품을 판매하는 농민장터도 열린다.
이밖에 지역 예술인과 함께 판화로 부적 만들기, 도자기·와이어 공예, 캘리그래피 춘첩 쓰기 등 다양한 예술·공예 체험도 마련됐다.
제주민예총은 "2026년 병오년 탐라국입춘굿이 전통의 뿌리를 지키는 동시에 도민과 관광객이 함께 즐기며 봄을 맞이하는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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