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진행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기자회견 모습.
[한라일보]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고발로 과잉대응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사과하고 고발을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고부건 변호사와 함께 고발 취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주장했다.
한 대표는 "제주도는 고 변호사를 지난 12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며 "고 변호사께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비상계엄 당시 대응을 비판하는 글을 쓴 것이 명예훼손이라는 것"이라고 고발 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비상계엄 당시 제주도와 오영훈 지사의 대처에 대해서는 고 변호사뿐 아니라 제주지역 언론과 시민사회에서도 여러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다"며 "당시 비상사태의 엄중한 상황을 비춰볼 때 충분히 비판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글을 쓴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유독 고 변호사만을 특정해서 고발조치한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도민과 언론의 비판에 대한 설명 책임은 공직자의 의무"라며 "자칫 입막음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명예훼손 고발 대응은 논란을 키울뿐만 아니라 정당하지 않은 대처라고 판단된다. 이는 제주도와 오지사 측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고발 건의 당사자인 고 변호사도 직접 나서서 발언했다.
고 변호사는 "저는 제주도민의 한 사람이자 법률가로서 비상계엄 당시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행적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이는 도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일뿐 아니라 이 나라 민주주의 생명과도 관련된 문제였기 때문에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 지사는 해명을 하지 않고 저에 대한 고발을 통해 입막음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 고발은 도민 사회 전체의 입을 틀어막겠다라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제주도가 고 변호사를 고발한 이후 국회에서 열린 첫 기자회견으로 진보진영 정당 대표까지 나서 비판 목소리를 낸만큼 앞으로 제주도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고발 건에 대해 "피고발인은 불법 계엄 당시 도지사와 제주도가 불법 계엄에 맞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오히려 불법 계엄에 동조했다는 취지의 내용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허위 주장이며 도지사와 제주도청 소속 공직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비상계엄 당시 행정안전부의 출입문 폐쇄·출입자 통제 조치 요구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에 응하지 않고 통상적인 공무원 야간 출입 수준을 유지했으며, 오 지사는 국회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이후 2차 계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병대 제9여단과 제주경찰청을 소집한 긴급 영상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무효이고 계엄사의 요구에 군과 경찰이 따르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당시 제주도의 조치가 적절했다는 입장이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