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하며 겪어온 삶의 무게… 예술로 피어내다

물질하며 겪어온 삶의 무게… 예술로 피어내다
제주 해녀의날 기념 전시들
전현직 해녀들이 직접 참여한 '해녀 바당 작품전'
정혜원 '섭지, 해녀우다'… 진주아 '기억의 바다'
  • 입력 : 2025. 09.21(일) 14:42  수정 : 2025. 09. 22(월) 10:04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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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 바당 작품전 포스터

[한라일보] 한평생 제주바다에서 물질하며 겪어온 삶의 무게와 감정, 공동체 기억을 예술로 피어냈다. 해녀의 손끝에서, 작가의 손끝에서 회화·사진·설치 등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해녀의 삶을 유쾌하게 혹은 진지하게 담아낸다.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박물관이 마련한 특별기획전 '해녀 바당 작품전'은 제주 전·현직 해녀들이 직접 참여한 예술 창작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다.

지난 20~21일 열린 '제18회 제주해녀축제·제8회 해녀의 날'과 연계한 이번 전시는 이호·하도·신례 어촌계 해녀들의 손에서 탄생한 그림·공예·글쓰기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12월 14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3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첫번째 '해녀돌봄-이호해녀의 여름방학'은 이호마을의 젊은 해녀와 고령 해녀들이 함께 참여한 회화 전시다. 물질을 잠시 멈춘 바다를 쉼과 돌봄의 공간으로 재해석해 해녀가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과 감정을 감성적인 색채와 시선으로 담아냈다.

정혜원의 '고른녀해안'

두번째 '물벗-상군테왁'은 생계의 도구였던 테왁을 소재로 하도 해녀들이 함께 만든 테왁망사리 공예 작품을 선보인다. 오랜 세월 함께 물질한 물벗(동료 해녀)과의 우정과 연대의 기억을 손으로 엮어낸 작업이다. 세번째 '명랑해녀'는 해녀이자 작가인 김은주가 해녀의 삶을 유쾌하고 진지하게 풀어낸 에세이와 공예 작품을 함께 전시한다.

이와함께 해녀박물관에선 정혜원 작가의 사진전 '섭지, 해녀우다'도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성산읍 고성·신양리 해녀들의 물질과 공동체 삶을 기록한 사진들을 볼 수 있다. 해녀굿, 갯닦이, 성게 공동작업, 불턱, 모녀 전승 등의 모습을 환경·인물·사회라는 세 가지 주제로 나눠 구성했다. 전시는 오는 11월 2일까지 이어진다.

정 작가는 "점점 사라져가는 해녀문화에 대한 기록의 의무감과 함께 수십 년간 바당(바다)과 함께 살아온 해녀 삼춘들의 고단하면서도 숭고한 삶을 존경의 시선으로 담았다"고 전했다.

진주아의 '히아신스'

또 제주시 연동에 있는 이룸갤러리에선 해녀의날 기념 초대기획전으로 진주아 작가의 '기억의 바다'전을 열고 있다.

진주아 작가는 해녀의 딸로,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설치 미술가다. 제주해녀의 삶과 여성의 서사를 주요 모티브로 '그는 멈추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해녀의 봄날', '흔적의 조각 ing' 등 다수의 개인전을 통해 자연과 존재, 물질성에 대한 사유를 시각화해왔다.

이번 전시에선 폐해녀복을 활용해 해녀의 삶과 정신을 표현한 설치미술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이달 26일까지 이어지며, 관람시간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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