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항일운동을 통해 내일로 나아간다' 주제 뮤지컬 공연이 열리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제주 유일 생존 독립유공자인 강태선 옹이 애국가 1절을 부르는 모습이 영상을 통해 흘러나왔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젊음을 바쳤던 애국지사가 반주 없이 시를 읊듯 찬찬히 노래한 애국가는 객석에 울림을 줬다.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이 강태선 애국지사의 노래를 이어받아 청중들과 애국가 4절까지 합창하며 제80회 광복절을 기리는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애국가 1절을 부르고 있는 강태선 애국지사 영상. 제주도 제공
제주특별자치도는 15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여 동안 제주아트센터에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개최했다. '다시 찾은 빛, 제주의 미래로 피어나라'를 주제로 마련된 이날 경축식에는 광복회원과 도내 기관·단체장, 도민과 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제주도립합창단과 소리풍경 어린이합창단 등 80명의 '아름다운 나라' 합창 식전 공연으로 막을 올린 경축식에서는 기념 영상 상영, 고향 발전에 기여한 재일 제주인 유공자(고봉현·강삼희·박기배·오익종·고인호) 표창 수여, 광복 80주년 기념 그림 공모 대회 대상자(오라초 김서은) 시상이 이뤄졌고 강혜선 광복회 제주도지부장의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 대독, 오영훈 제주지사의 경축사, '항일운동을 통해 내일로 나아간다' 주제 뮤지컬 공연, 광복절 노래 제창, 만세삼창이 잇따랐다.
특히 기념 영상에는 제주 항일의 역사를 되짚으면서 맨 앞자리에 1555년 '을묘왜변 제주대첩'을 조명했다. '을묘왜변 제주대첩'은 2022~2023년 한라일보에서 전문가 기획 연재 등을 통해 제주인들이 외세에 맞선 '승전의 역사'로 그 의미를 알려 왔다.

15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오영훈 제주지사, 김광수 제주교육감, 강혜선 광복회 제주도지부장 등 참석자들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15일 제주아트센터 정문에서 진행된 제80주년 광복절 퍼포먼스가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오영훈 지사는 경축사에서 "80년 전 순국선열과 애국지사, 대한국민의 용기와 헌신으로 한반도는 마침내 빛을 되찾았다"며 "위대한 제주도민과 함께 선조들의 독립 정신과 공동체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길에 제주도정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오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주 해녀들의 독도 수호 역사와 함께 광복 이후 제주도민들이 펼친 자주적 교육 운동을 강조했다. 오 지사는 "광복 이후 불과 2년 만에 43곳의 초등학교와 14곳의 중학교가 설립됐다"며 "세계 교육사에도 유례를 찾기 힘든 제주만의 자주적 교육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교육청과 협력해 1920년대~1960년대 설립된 166개교를 조사 대상으로 확정하고 현재 70개교에 대한 1차 기초 조사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3·1절 기념식에 이어 제주항일기념관 활성화 계획을 재차 밝혔다. 오 지사는 "신기술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를 도입하고, 입체적이고 디지털화된 전시로 제주의 독립운동을 생생히 되살리겠다"고 전했다.
경축식이 끝난 뒤 제주아트센터 정문 앞에서는 '춤 8·15를 추다' 퍼포먼스와 학생들의 독립선언문 낭독이 진행됐다. 경축식 직전에는 도내 주요 기관·단체장들이 합동으로 제주항일기념관 애국선열 추모탑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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