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지역 노동자들은 임금 수준 등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정노동 종사자 중에는 여성·서비스직·청년층 비중이 컸고 비정규직도 여성·청년층 비율이 높았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노동권익센터가 제2차 노동정책 기본계획(2026~2030) 수립을 위해 지난 5~7월 만 15세 이상 도내 노동자 6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동 실태 조사 결과다. 이 조사는 감정노동자(서비스, 판매업 등 고객 응대 시 조직이 요구하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직업 종사자), 프리랜서, 이동노동자(대리운전, 택배기사 등), 필수노동자(의료, 보건, 복지, 안전 등 사회 기능 유지를 위한 필수 업종 종사자)에 대해 거주지, 연령, 성별, 직종 분포를 반영해 노동 환경, 일과 환경에 대한 만족도, 노동 환경 변화 대응, 애로 사항 등을 방문 면접 방식으로 살폈다.
5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대상자 연령은 40대(25.2%)가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23.9%), 30대(18.8%), 60대 이상(18.5%), 20대 이하(13.6%) 순이었다. 단순 노무·농림 직종에서는 고령층 집중도가 높아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유형별로는 감정노동자가 47.4%로 가장 많았고 프리랜서 24.9%, 이동노동자 13.3% 순이었다. 이 가운데 감정노동은 여성·서비스직·20~30대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고용 형태는 프리랜서를 제외한 일반 취업자 중 정규직 61.9%, 비정규직 38.1%로 파악됐다. 서면 근로계약서 작성 비율은 76.8%였다. 여성·청년층은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게 나왔다.
전체 1일 평균 근로 시간은 7.9시간, 1주당 근로 일수는 5.1일로 집계됐다. 프리랜서는 하루 평균 근로 시간이 7.1시간으로 가장 짧았고 이동·필수노동자는 8.4시간 이상으로 길었다.
법정 유급 휴가 사용 비율은 64.3%, 평균 1일 휴게 시간은 1.2시간이었다. 독립된 휴게 공간이 있는 비율은 68.4% 수준이었다. 이동노동자는 휴게 공간, 휴가 사용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일과 환경 만족도는 5점 만점 기준으로 업무 자율성(3.59), 하고 싶은 일의 내용(3.58)이 비교적 높았다. 반면 임금 수준(3.26)과 개인 발전 가능성(3.30)은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됐다. 노동 유형별로는 이동노동자, 감정노동자들의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노동 환경의 변화는 전체 응답자의 56.8%가 체감한다고 했다. 기술로 인한 직무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 비율은 42.2%였다. 기후 변화로 인한 노동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47.0%가 노동 환경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노동 유형별 시사점을 통해 감정노동자의 경우 감정노동 대응 매뉴얼 제작, 심리상담 체계 구축, 정서 소진 예방교육 등을 제시했다. 이동노동자는 연차 휴게 보장 제도화 등이 요구됐고 프리랜서는 사회안전망 구축, 표준계약서 의무화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필수노동자는 고용 지속성 확보와 함께 감정노동·정서적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주도는 실태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동의 질 개선을 위한 노동 기본권 보장 ▷차별 없는 노동 환경과 안전한 일터 실현 ▷지속 가능한 노동 환경 구축 ▷공공 부문 노동정책 강화 등을 핵심과제로 도출하고 이를 반영한 제2차 노동정책 기본계획 수립을 하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