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매년 상당한 예산을 들여 서귀포시 문화예술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시스템 구축이 아닌 일시적 예산에 의존하면서 사업의 연속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귀포시의 특성을 반영한 효율적인 문화예술 정책 수립을 위한 컨트롤 타워를 설치해야 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16일 제주여성가족연구원과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공동 발간한 '서귀포시 문화예술 환경 분석을 통한 정책 효율성 제고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기준 서귀포시 문화예술 예산은 약 136억원으로, 서귀포시 총 예산(약 1조1857억원)의 1.2%를 차지한다. 제주시 문화예술 예산 비중(1.2%·약 23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최근 10년간(2016~2025년) 문화예술 예산 비중 평균치로 비교했을 때는 서귀포시(1.4%)가 제주시(1.0%)에 비해 높았다.
인구 1인당 문화예술 예산액도 서귀포시가 제주시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올해 기준 서귀포시 주민등록인구 1인당 문화예술 예산액은 7만5000원으로, 제주시(4만8000원)의 1.6배 높은 수치다. 지난 10년간 문화예술 예산액을 비교하면 수치는 더 높았다. 최근 10년간 서귀포시의 인구 1인당 평균 문화예술 예산액은 7만6100원으로, 제주시(3만2500원)의 2.3배 수준이다.
문화예술 자원도 제주시에 비해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관광지와 축제들이 분포돼 있다. 올해 4월 기준 제주관광공사 비짓제주에 공개된 제주지역 축제·행사 자료에 따르면 제주시에서 개최됐거나 개최 예정인 행사는 서귀포시(45개)에 비해 많은 53개로 나타났지만, 제주시의 경우는 읍면지역(21개·44.7%)에 비해 동 지역(32개·62.7%)에서 열리는 축제·행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서귀포시의 경우는 동 지역(19개·37.3%)보다 읍면지역(26개·55.3%)에서 개최되는 행사·축제 빈도 수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예술인 2895명(한국예술인복지재단 자료) 중 제주시에 2057명(71.1%), 서귀포시에 838명(28.9%)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읍면지역과 동 지역 간 분포는 제주시(동지역 84.2%·읍면지역 15.8%)에 비해 서귀포시(동지역 68.1%·읍면지역 31.9%)가 균형적이었다.
이처럼 서귀포시 지역은 각종 인프라 측면에 있어 상당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문화예술 자원을 프로그램화하고 공급하는 데 있어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낮은 정보 접근성 등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또 향후 청년인구 감소, 구도심·읍면지역 고령화, 높은 서비스업·자영업자 비중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높음에 따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연구진은 "제주시 지역의 경우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서귀포시 지역의 경우는 이와 같은 거점 시설이 존재하지 않아 소통에 있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거점시설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가칭 서귀포문화예술센터' 설치를 제안했다. 다만 연구진은 "전반적인 정책 환경을 고려했을때 지금 시점에서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한 컨트롤 타워의 설치는 한계가 발생할 여지가 높아 광역 단위에서 제주지역의 문화예술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운영중인 제주문화예술재단 내 별도 부서의 형태로 설치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