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재산이 개인 식당으로… 가파도 마을 '시끌'

공유재산이 개인 식당으로… 가파도 마을 '시끌'
제주도, 무단 점용 식당 상대 강제퇴거·변상금 부과
2016년 기부채납 받았지만 수년간 관리 사각지대
  • 입력 : 2022. 11.24(목) 16:34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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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도 전경.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섬 속의 섬' 가파도 마을이 과거 제주도에 기부채납한 시설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제주도는 마을어촌계로부터 기부채납 받아 공공재산이 된 건물에서 개인이 수년째 식당 영업을 하고 있다며 강제 퇴거 명령을 내렸다. 반면 식당 주인은 어촌계와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해왔다며 억울해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24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리 공유재산 시설에서 허가 없이 식당 영업을 한 주민 A씨에게 강제퇴거 명령과 함께 변상금 80여만원을 부과했다. 변상금은 점용 면적 94.94㎡에 대한 무단 점용 기간 5년을 고려해 책정됐다. A씨의 실제 무단 점용 기간은 약 6년이지만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변상금은 최대 5년까지만 부과할 수 있다.

문제의 식당은 가파리어촌계가 지난 2006년 한 공영방송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자부담금을 내고 지은 건물이다.

어촌계와 마을회에 따르면 A씨는 이 무렵부터 어촌계와 계약을 맺고 해당 건물에서 식당 영업을 해왔다. A씨 식당은 마을 해녀가 직접 잡은 해산물로 특색 있는 음식을 만들어 언론과 방송에도 여러차례 소개됐다.

사달은 어촌계가 2016년 식당을 포함해 가파리 70-13번지에 들어선 시설 전부를 제주도에 기부채납하며 시작됐다. 기부채납은 '가파도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가파도 아름다운 섬 만들기 사업' 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이뤄졌다.

이 사업은 가파도를 예술과 문화가 있는 섬으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제주도가 148억원을 들여 주민 수익시설인 게스트하우스 6동과 터미널, 주민 공동이용 시설인 가파도어업센터, 문화시설인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와 전시동 등을 건립한 사업이다. 제주도는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2013년 9월 기본구상을 시작으로 2014년 조성계획·기본설계 등을 거쳐 2016년 사업을 본격 추진해 지난 2020년 10월 완료했다.

도 관계자는 "어촌계는 기부채납한 시설이 아름다운 섬 만들기 사업 대상에 포함되면 리모델링 등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의 식당은 아름다운 섬 만들기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3년 뒤 제주도는 기부채납 받은 시설의 운영권을 마을회에 맡겼다. 따라서 A씨가 공유재산에서 식당 영업을 하려면 어촌계가 아니라 제주도와 직접 대부 계약을 맺거나 혹은 수탁자인 마을회와 임대 계약을 맺어 사용 수익 허가를 얻어야 했다.

공유재산에서 벌어들인 식당 영업 수익은 A씨가 전부 가져갔다. 이 때문에 마을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의 공유재산 관리·감독도 허술했다. 기부채납을 받은 2016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했지만 변상금 부과 등의 조치는 마을회가 문제를 제기한 최근에야 이뤄졌다. 제주도가 매해 공유재산 실태조사를 벌이지만 문제의 식당이 제재를 받은 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아름다운 섬 만들기 사업 대상에 포함된 시설을 중심으로 관리하다보니 미처 해당 식당 문제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어촌계와 맺은 임대 계약 기간이 내년까지이기 때문에 강제 퇴거 명령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A씨는 "어촌계와 계약해 영업하고 있는데 내가 왜 나가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어촌계는 뒤늦게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어촌계장 B씨는 "70-13번지에는 식당 말고 다른 시설도 있는데, 당시 어촌계가 기부채납 대상에 해당 식당까지 포함된 줄 모르고 A씨와 계약을 맺어온 것 같다"며 "기부채납한 건물을 다시 어촌계 소유로 되돌리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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