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품 트레킹 제주섬의 길을 묻다(9)]제1부 명품 트레킹을 찾아서-5. 이탈리아 시칠리아 에트나 화산

[세계의 명품 트레킹 제주섬의 길을 묻다(9)]제1부 명품 트레킹을 찾아서-5. 이탈리아 시칠리아 에트나 화산
지구촌 가장 활발한 화산서 만나는 화산체험의 진수
  • 입력 : 2017. 05.17(수)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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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나 화산체의 수많은 함몰 분화구는 시커먼 화산재에 뒤덮여 있고 어떤 곳은 손을 갖다 대기 두려울 만큼 뜨거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트레커들은 지구상에서 몇 안되는 살아있는 화산체를 체험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든다. 방금 쏟아져 내린 검은 색깔의 화산재와 현무암질 용암에 탄성을 자아낸다. 사진=한라일보 DB

3350m 유럽 최고봉 에트나 화산
화산섬 시칠리아 독보적 존재감
2013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에트나 화산(3350m)은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으로 꼽힌다. 올들어 지난 3월에도 외신에는 이 화산이 분화해 용암이 분출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에트나 화산의 분화구에서 폭발이 일어나 화산재가 치솟고 오렌지 색의 거대한 용암이 분출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에트나 화산에서는 2015년 12월 근 2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분화한 데 이어 작년 5월에도 분출했다. 에트나 화산은 2013년 6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지도를 보면 발가락 위치에 놓여 있는 화산섬이 있다. 바로 시칠리아다. 시실리로도 불린다. 지중해에서 가장 큰 섬이다. 한라일보는 2005년 세계유산을 취재하면서 시칠리아를 소개한 적이 있다.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의 20개 주 중 한 곳. '흰 대리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지중해의 빛나는 보석'으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기』에서 "시칠리아를 보지 않고서는 이탈리아를 보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에도 강력한 화산활동 주목
관광객·지질학자들 화산트레킹
활화산 실체 현장서 제대로 만끽


나폴리 공항에서 1시간이면 주도인 팔레르모에 닿는다. 팔레르모에서 동쪽으로 고속도로를 따라 3시간 남짓 이동하면 구름에 가리고 초여름에도 눈 속에 파묻힌 화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탈리아 최고봉인 에트나 화산이다. 에트나 화산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쯤이면 시칠리아는 끝없이 펼쳐진 오렌지와 올리브 과원, 선인장, 구멍이 숭숭 뚫린 돌담 풍경이 이어진다. 마치 제주에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시칠리아는 화산의 섬이다. 시칠리아 동북부에 위치한 에트나 화산은 '산중의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산의 어원이 시사해주듯이 에트나산은 3350m의 고봉으로 이탈리아에서도 가장 높고 큰 산이다.

에트나산 정상부의 분화구들은 마치 거대한 폭격을 맞은 것과 같은 모습이다. 에트나산 일대는 한라산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에트나산 산록에 있는 260여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기생화산들은 제주의 오름과 흡사하고 제주 오름들의 형성 당시 모습이 어떠했는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현재 화산활동을 쉬고 있는 휴화산인 제주도 한라산은 과거 어떤 화산활동을 했을까. 에트나 화산에 가면 그 궁금증을 풀 수 있다. 숲으로 둘러싸인 제주 오름이 종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한라일보 취재진은 이곳을 탐사하면서 한라산과 그 자락에 있는 제주 오름들의 가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도 폭발 중인 에트나 화산체의 수많은 함몰 분화구는 시커먼 화산재에 뒤덮여 있고 어떤 곳은 손을 갖다 대기 두려울 만큼 뜨거운 연기를 뿜어내고 있다. 그럼에도 트레커들은 지구상에서 몇 안되는 살아있는 화산체를 체험하기 위해 이곳으로 몰려든다. 방금 쏟아져 내린 검은 색깔의 화산재와 현무암질 용암에 탄성을 자아낸다.

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과 산장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몰려든 관광객과 취재진, 지질학자들로 붐빈다. 이들이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는 분명하다. 지구촌에서 몇 안되는 활화산의 실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탈리아와 시칠리아 당국은 용암이 흘러내린 사이사이에 아스팔트 도로를 깔아놓았다.

정상으로 가는 길옆에는 용암에 파묻혀버린 가옥이 지붕만 드러낸 채 처참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흘러내리다 급격하게 식으면서 굳어버린 용암들이 도로변과 능선에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주변에는 풀 한 포기 찾아볼 수 없다. 식생한계선은 바로 이곳에서 실감할 수 있다.

에트나 능선은 용암과 화산재로 온통 검은 빛이다. 겨울 동안 쌓인 눈도 화산재에 뒤덮여 검게 변해버렸다. 트레커들의 얼굴은 이미 화산재로 뒤집어쓴 채 숯검덩이가 된다. 바로 이곳에서 화산체험의 진수를 만끽하고 있다. 강시영 선임기자



지중해의 빛나는 보석 시칠리아



돌담·과원 등 풍경 제주 닮음꼴

괴테 “가장 아름다운 도시” 극찬

마피아 영화 '대부'로 더 유명세


지중해를 끼고 있는 이탈리아는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유서깊은 관광명소이지만 반도의 남쪽 섬인 시칠리아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로마나 나폴리, 밀라노, 피렌체 등 볼거리가 많은 이탈리아의 여행 일정상 시칠리아까지 둘러보려면 시간과 경비가 배 이상 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칠리아는 '흰 대리석'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이다. '지중해의 빛나는 보석'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섬이다. 지중해는 유라시아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에 둘러싸인 바다.

시칠리아는 제주도의 5배 크기쯤 되며 인구는 400만명이 넘는다. 시칠리아의 주도는 팔레르모. 섬 속 도시이지만 위성도시를 포함해 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대도시다. 대문호 괴테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했던 곳이 바로 팔레르모다.

양떼가 뛰노는 푸른 초원, 뜨거운 태양과 올리브나무, 감귤, 오렌지, 돌담에 이르기까지 풍요롭고 다채로운 자연을 시칠리아에서 만끽할 수 있다.

영화 '대부'와 그랑불루, 시네마천국 등 이탈리아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해 꿈꾸는 듯한 영상을 선보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시칠리아는 유명 휴양지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마피아를 소재로 한 영화 '대부' 때문에 더 잘 알려져 있다. 마피아는 범죄조직의 별명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마피아의 어원은 '아름다움'이나 '자랑'을 뜻한다.

범죄조직으로 유명한 마피아는 원래는 19세기의 시칠리아섬을 주름잡던 반정부 비밀결사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범죄조직이라기보다는 착취와 억압이 극심했던 지주로부터 농민을 보호하는 중간 매개자로 시작된 단체였다는 설도 있다.

그 조직의 일부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미국으로 건너가서 뉴욕이나 시카고와 같은 대도시에서 범죄조직을 만들었으며, 1920년대의 금주법(禁酒法)으로 자금원이 생기자 급속히 세력을 확대해 나갔으며 무기거래, 마약, 매춘에까지 손을 뻗쳤다. 마피아는 이유야 어떻든 이탈리아와 시칠리아를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양떼가 뛰노는 푸른 초원, 뜨거운 태양과 올리브나무, 감귤, 오렌지에 이르기까지 풍요롭고 다채로운 자연을 시칠리아에서 만끽할 수 있다. 트레커들을 사로잡는 시칠리아의 또다른 매력이다. 강시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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