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혁의 건강&생활] 해녀 한약 지원 사업에 대해서…

[강준혁의 건강&생활] 해녀 한약 지원 사업에 대해서…
  • 입력 : 2023. 01.11(수)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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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해마다 제주도한의봉사단은 해녀와 수협 고령 조합원 대상으로 한약 지원 사업을 해오고 있다. 서귀포수협의 후원으로 어촌계로 출장 진료를 가 진맥도 하고 한약도 지어 준다.

사업을 통해 치료받는 대다수가 해녀들이고 간혹 조합원인 선주, 선원들도 찾아온다.

한약 지원 사업은 2018년부터 시작해 코로나19로 인해 활동을 못 했던 2020년을 빼면 매년 꾸준히 활동해 올해로 벌써 6년째가 되고 있다.

매년 한약 지원 사업을 하며 느낀 점이 있어 몇 자 적어본다.

2019년에는 서귀포시 은갈치 축제 때 야외에서 천막을 치고 간호조무사 협회와 같이 외국인 선원 대상으로 출장 진료를 했는데 외국인이라 병원비 때문에 아파도 쉽게 병원을 못 갔던 환자들이 한의 치료를 받고 만족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남는다.

환자의 대부분인 해녀들을 진료하다 보면 오랫동안 깊은 물 속에서 작업하면서 생긴 직업병이 많이 보인다.

대다수 해녀가 고령으로 혈압. 당뇨, 만성 두통 등 노인성 질환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고 무거운 수확물을 들고 나르는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근·골격계 질환, 허리, 어깨, 무릎 등의 통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정작 한의약으로 치료해본 경우는 적고 주로 일반적인 양약만 오랫동안 복용하는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해녀들은 기본적으로 만성병 환자에 몸이 허해져서 질환이 발생한 경우가 많다. 평소에는 진통제로 통증을 잡았지만 고된 노동을 오랜 기간 하다 보니 나중에는 진통제도 잘 듣지를 않아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해마다 직접 찾아가 불편한 곳을 들어보고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서 정성껏 한약을 지어서 드린다. 나중에 증상들이 좋아졌다고 다시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면 한의사로서 커다란 보람을 느낀다,

지금껏 한약을 한 번도 안 드셨다고 한 환자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한의 진료가 낯설어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당장 아프니까 근처 의원에서 처방받은 진통제로 버텨오신 분들이 많았다.

수협중앙회가 후원하고 서귀포시수협에서 주최한 한약 지원 사업을 통해 그동안 한의 진료를 접하지 못했던 해녀들과 조합원들이 한의 진료를 제공하니 해녀와 조합원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다.

한약 지원 사업을 기회로 어르신들의 건강도 회복되고 한의약도 소개할 수 있게 되니 이 또한 보람을 느낀다.

비록 일 년에 한 번 하는 사업이지만 어르신들이 새해를 건강하게 맞으면서 다시 일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본 사업을 유지될 수 있게 힘써준 서귀포시 수협 조합장님 이하 관계자와 제주 한의 봉사단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강준혁 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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