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 감소·코로나19 장기화 어린이집 줄줄이 문 닫는다

원아 감소·코로나19 장기화 어린이집 줄줄이 문 닫는다
[한라포커스] 저출산·코로나19 어린이집 이중고
5년 새 70여곳 폐원 신고… 코로나 발생 후 31곳
  • 입력 : 2021. 09.02(목) 17:36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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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원아 2만1700여명으로 5000여명 감소
거리두기 4단계에도 1만여명 등원 긴급보육 무색


제주지역 어린이집이 저출생에 따른 영유아 인구 감소와 코로나19 장기화로 운영난을 겪으며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에 따라 어린이집 전면 휴원으로 긴급보육이 이뤄지고 있지만 '방역 우려'와 '돌봄 한계' 사이에서 어린이집과 학부모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5년 새 70여개소 폐원 신고=2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도내 어린이집 원아 수는 2017년 2만7191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2만1755명으로 5년 새 5000여명이 줄었다.

원아 감소는 곧 어린이집 운영난으로 이어져 2017년부터 올해까지 69개소가 폐원했다. 구체적으로는 2017년 4개소, 2018·2019년 17개소, 2020년 19개소, 2021년 현재까지 12개소가 폐원하는 등 매해 늘고 있다. 특히 가정과 민간 어린이집 등 원아 수가 적은 곳에서 폐원 신고가 많았다. 5년 간 가정 어린이집 32개소, 민간 어린이집 33개소가 폐원했다. 도내 어린이집은 2017년 527개소에서 올해 478개소로 감소했다.

이같은 사정은 영유아 인구 감소에 더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린이집이 운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도내 영유아 인구는 2017년 3만6646명에서 올해 3만623명으로 6000명 이상 감소했다.

또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임시 휴원 조치가 반복되고 감염 우려로 퇴소하는 원아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면서 도내 모든 어린이집이 임시휴원됐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임시휴원 조치가 이뤄졌다.

▶거리두기 4단계… "방역 우려vs돌봄 한계"=도내 모든 어린이집이 임시 휴원조치되면서 긴급 보육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방역을 고려하면 가정 내 돌봄이 안전하다는 판단이 앞서지만, 가정 돌봄 장기화로 학부모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어린이집의 경우 운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맞서면서 방역 우려 속에서도 1만명이 넘는 원아가 등원하고 있다.

양 행정시에 따르면 제주시의 경우 관내 어린이집 354개소 원아 1만6519명 중 6554명이 등원해 평균 등원율 39%을 보였다. 반면 서귀포시는 관내 어린이집 122개소 원아 5548명 중 4113명이 등원해 74%의 등원율을 나타냈다. 4단계 격상에 따른 임시 휴원 조치에도 도내 1만667명의 원아가 등원한 것이다.

도내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는 "긴급보육에 대한 세부적인 강제 기준이 없어서 충분히 가정보육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원아들도 등원하는 경우가 있다"며 "등원율이 높으면 보육교사 인원은 최소한으로 줄어드는 반면, 돌봐야 하는 아이들의 숫자는 그대로여서 방역과 지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정 돌봄이 길어지는 만큼 학부모들의 부담 역시 가중되고 있다. 또 어린이집에선 방역도 걱정이지만 휴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원아들이 퇴소하면 곧 운영난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고심이 깊다. 도내 한 민간 어린이집 원장은 "휴원조치에도 정부 지원 보육료는 정상 지급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퇴소를 요구하는 가정이 늘었다"며 "집단감염이 우려되긴 하지만 경영을 고려하면 아이를 보내지 말라고 막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육아지원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린이집 줄폐업이 계속될 경우 추후 보육 공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며 "긴급보육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우선 마련해야 하고, 가정 어린이집 등 원아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곳에 대한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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