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민의 목요담론] 경기는 되고 제주는 안되는 일

[강성민의 목요담론] 경기는 되고 제주는 안되는 일
  • 입력 : 2021. 08.12(목)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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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한라일보를 통해 지역 배달앱 구축 사업에 대한 제주도정의 소극적인 대응과 경기도를 비롯한 타 지역의 적극적인 추진을 비교하며, '경기는 되고 제주는 안되는 일'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이 제목을 오늘 다시금 꺼내는 이유는 제주와 경기, 두 지역의 최고 정책결정권자인 지사가 대통령선거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대통령을 희망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치분권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두 명의 지사는 각기 다른 선택을 했다. 한 쪽은 '지사직 사퇴'를, 다른 한 쪽은 '지사직 수행'을 선택했다. 이와 관련한 논쟁이 한창이다. 지사라는 공직을 가진 행보와 그렇지 않은 행보가 갖는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하며, 오히려 지사직을 버리는 것이 대통령 선거에 임하는 진정성을 인정받는 일이라고도 한다.

대통령 후보로서 '지방자치단체장의 자리'가 당사자인 후보에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그 해석이 천차만별일 것이나, 그것을 오로지 '장점'으로 만들어 내는 길은 단언컨대 단 하나 뿐이라고 본다. 바로 '지역의 평가에 대한 자신감'이다. 즉 대통령 후보로서 지사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지자체 주민들이 정책 추진에 대해 호응하고, 정책 수행 역량에 대한 평가가 높게 받을 때만이 장점이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사로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지역주민의 반발이 있고, 제대로 업무를 수행해내지 못한다면 가장 가까이에서 현장의 행정을 경험하는 주민들의 즉각적인 반발이 발생하기 때문에 전혀 장점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오히려 지역의 주요 정책현안에 대한 찬반 갈등을 풀어낼 자신이 없고, 최고 정책결정권자로서 책임있는 결단으로 내려야 하는 부담감을 이겨낼 자신이 없기에, 도민의 소중한 선택으로 허락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을 말하며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위해 '사퇴'를 선택한다고 본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사자도 아무리 작은 사냥감이라 하더라도 전력을 다해 뛴다고 말한다. 그러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은 어려울 뿐이지 절대로 잡지 못하는 불가능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그 직을 끝까지 수행하겠다는 것은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과 충실함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방증이다. 지사로서의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며 도민들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자만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둘 다 못하는 것 보다는 하나를 잘하겠다'도 옳지만, '둘 다 제대로 잘해보겠다'는 것도 옳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몫이다. 그렇기에 오늘 다시 한번 더 묻는다. "경기는 되고 제주는 왜 안되는가?" <강성민 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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