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 전체가 타케신부의 식물정원"

"제주 한라산 전체가 타케신부의 식물정원"
'에밀 타케의 정원, 어떻게 만들까' 주제 전문가 포럼
면형의집 중심 공간 벨트화… 조성추진위원회 구성도
연구총서·표본도록 발간 기념주간 운영 등 의견 쏟아져
  • 입력 : 2021. 03.19(금) 17:58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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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귀포시산림조합에서 열린 '에밀 타케의 정원, 어떻게 만들까' 주제의 전문가포럼. 토론자들이 연구 총서 및 표본자료집 발간을 비롯한 흉상 제막, 국제교류 등의 다채로운 의견을 제시했다.

에밀 타케 신부가 타개한 지 내년 70주년을 맞을 예정인 가운데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에밀 타케 신부 정원 조성'을 위한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서귀포문화사업회가 19일 서귀포시산림조합에서 제10회 서귀포봄맞이축제의 일환으로 '(가칭)에밀 타케의 정원, 어떻게 만들까'의 주제로 뜻깊은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타케 신부의 업적을 비롯해 그의 뜻을 기리는 정원 조성의 방향성을 짚어보는 시간이었다.

정홍규 대구대교구 신부는 '제주식물의 연구자 타케 신부의 업적' 주제발표에서 "큰 틀에서 보면 한라산 전체가 타케 신부의 식물정원이며 서귀포 특히 호아천(Hoatien, 효돈동 일대) 전체가 왕벚나무의 파크"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신부는 "타케 신부 정원은 관광객 유치보다는 타케 신부가 살았던 서홍동의 주민과 제주도민이 좋아하는 정원이 돼야 한다"며 "구두를 신고 가는 정원이 아닌 힐링하고, 묵상하고, 문학을 할 수 있는 정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귀포와 한라산 전체가 타케 신부의 정원으로 자연 생명력에 맞춘 정원 조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창 서귀포문화사업회장은 '에밀 타케의 정원 조성의 의의와 업적'의 주제발표에서 정원 조성의 의의와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재 서귀포시 서홍동 소재 '면형의집' 부지를 활용해 식물원 조성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밀타케신부정원조성추진위원회 구성 등 도민 여론 조성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회장은 "한국학·제주학의 시초인 타케 신부의 업적을 조명하고 카톨릭의 중요 콘텐츠로 성역화시켜 한국카톨릭, 한국생물학의 성지로 조성해야 한다"며 "성지순례, 한라산순례, 식물학 성지로서 시대적·장소적·종교적·식물학적인 타케 신부와 관련한 디자인 언어를 찾아내어 소박한 아름다움이 담긴 정원 조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19일 서귀포시산림조합에서 열린 '에밀 타케의 정원, 어떻게 만들까' 주제의 전문가포럼.

주제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타케 신부의 업적을 재조명하기 위한 마중물 사업의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강희철 서귀포시 청정환경국장은 "'문화도시' 서귀포시가 현재 추진 중인 도시바람숲 조성사업과 연계해 타케 신부 공원조성사업을 함께 추진하고 이에 대해 산림청에도 적극 건의하겠다"며 "정홍규 신부님이 말했던 관광의 정원뿐만 아니라 머무는 정원, 가고 싶은 정원을 어떻게 추진하고 이에 따른 대안 제시 등에 대한 지속적인 토론을 통한 타케 신부의 업적을 조명할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형욱 서귀포시산림조합장은 "2023년 타케 신부 탄생 150주년인데 이에 따른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빠르게 사업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타케 신부 정원 조성과 관련, 150년이라는 시간을 초점을 맞춰 이 시간에 대한 통로로 할 수 있는 정원. 면형의집을 활용해 박물관을 조성한다면 1~2그루 신부의 손길 닿았을 듯한데, 전시관은 지하로 만들어서 1층 정원과의 시간의 통로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시했다.

윤봉택 한국예총서귀포지회장은 "공무원 신분으로 이중섭거주지 복원을 비롯해 서복전시관, 석주명 기념비 제막식 등을 추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하나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주민 공감대 형성이 가장 우선돼야 하고, 타케 신부 정원사업에 앞서 소공원을 만들고 여기에 주민 주체로 흉상이라도 먼저 세워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시영 제주환경문화원장은 "타케 신부에 대한 제주학, 제주식물에 대한 선각자로서 그의 업적을 집대성한 학술적 연구 총서 및 식물표본도록 제작 등이 필요하다"며 "아울러 학술대회와 유품과 연구자료 등을 전시하는 기념관 건립, 타케왕벚로(길) 조성, 왕벚꽃축제 및 감귤축제 기간에 타케 신부 기념주간 운영, 프랑스대사관을 통한 국제교류 문제 등도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밀 타케 신부는 서귀포에 13년(1902~1915)간 거주하면서 1만점 이상의 식물을 채집했고, 특히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을 세계 최초로 보고한 제주학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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