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봉운의 월요논단]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안전과 미래전략

[고봉운의 월요논단]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안전과 미래전략
  • 입력 : 2019. 02.18(월) 00:00
  •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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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에너지 저장장치(ESS)의 화재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이에 따른 조치로 긴급하게 전국의 에너지 저장장치(ESS)설비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전국 1500여개의 사업장 중 작년 말에는 화재 시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340여개의 업체를 대상으로 가동을 중지하고 안전점검을 시행하였으나, 안전 점검을 마친 사업장에서 조차 화재가 발생하자 지난달 전사업장을 대상으로 가동을 중지 시킨 것이다.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ESS) 보급은 지난 정부에서 에너지 핵심 신산업으로 시작된 이래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맞물려 급격한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ESS는 전기를 미리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유용한 장치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기저부하(한전공급전력)처럼 안정적으로 사용하려면 ESS는 필수지만, 작년에 이어 현재까지 15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하는 등 원인조차 명확하지 않은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저장장치(ESS)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일반 화재와는 달리 화재 진화가 어렵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감전 위험이 있어서 화재 진화 시 함부로 물을 사용하면 안 되고 분말이나 모래 등을 써야 하는데 대다수의 현장 여건이 여의치 않아 더욱 위험한 것이다.

제주에서도 작년 9월14일 새벽에 한전 제주지역본부 지하에 설치된 ESS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한동안 이슈가 되었다. 제주의 신재생 발전 설비는 최초 2003년 4월 매립가스를 이용한 2[MW]급 발전설비가 보급된 이래 풍력 및 태양광 등의 신재생 발전설비가 전력거래소에 등록된 회원사 기준으로 작년 11월까지 431.6[MW]에 이를 정도로 수백 배 급증하였다. 설비증가에 따른 사고 또한 최근에 회자되는 ESS화재 외에도 풍력 발전기 화재, 태양광 인버터 화재 사고 등 신재생 발전설비 전반에 걸쳐 간헐적이지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화재 사고 시 마다 조사 위원회 등의 일부 추측성 보고 외에는 원인 규명이 명확하게 드러난 적은 없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중국, 미국, 독일을 비롯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그야말로 수백 배, 수천 배의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수 년 내에 풍력, 태양광등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산업 전반에 표준화가 이루어지면 이를 선점하고 사업화하기 위한 경쟁은 극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시장에서 낙오되지 않고 당당히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한 미래전략은 지금이라도 일련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사고와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과 지원뿐만 아니라 직,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제조사 및 산업체, 연구 개발자와 이를 영위하는 관계자와 종사자 등의 허심탄회한 토로가 필요하다.

아울러 도출해낸 결과를 질책하기 보다는 수용하고 개선하기 위한 전문가 와 관계자 및 우리 모두의 이해와 협력이 더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듯이, 이유 없는 문제도 없기 때문이다. <고봉운 제주국제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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