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표브랜드 오름 관리 '엉망'

제주 대표브랜드 오름 관리 '엉망'
나무 쓰러져 탐방로 뒤덮는가 하면
탐방안내판 따라 가니 막다른길로
도,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 추진중
  • 입력 : 2019. 01.29(화) 17:50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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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제주시 조천읍 부대악 오름 입구에는 오름 관리단체 지정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탐방로를 따라가자 뿌리째 뽑힌 나무가 곳곳에서 코스를 뒤덮고 있다. 이태윤기자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제주도내 오름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박모(52)씨는 친구와 함께 제주시 조천읍 소재의 부소악 오름을 찾았지만 탐방 내내 불쾌한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탐방로와 안내판 등 오름에 대한 관리가 전체적으로 허술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코스가 가파른데 안전시설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면서 "탐방로 안내판을 보고 길을 걸었는데도 뿌리째 뽑힌 나무가 탐방로 위에 쓰러져 있는가 하면 막다른 길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현상이 부대악오름 뿐만아니라 발길이 드문 오름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내 오름별로 산악 동호회 단체가 지정돼 관리되고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제주시 조천읍 부대악 오름 입구에는 오름 관리단체 지정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탐방로를 따라가자 뿌리째 뽑힌 나무가 곳곳에서 코스를 뒤덮고 있다.

 같은날 산굼부리 인근 까끄래기 오름의 상황도 비슷했다. 탐방로 입구에는 제주시 라고 명시돼 있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널브러져 있다. 이와 함께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 탐방로에는 안전장치도 전무해 자칫 오름을 내려오다 미끄러질 경우 큰 사고가 우려됐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2008년부터 오름의 환경자산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일환으로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 을 추진하고 있으며, 도내에는 148개 단체가 각 오름에 지정돼 책임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는 실적이 우수한 단체들을 선정해 매년 일정액의 시상금을 지급해 왔다.

 하지만 올해에는 시상과 관련한 예산도 책정돼 있지 않는 데다가 오름에 지정된 단체는 봉사활동의 개념으로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실정으로 1단체 1오름 가꾸기 운동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매년 우수단체와 관련 시상을 해 왔으나 올해에는 예산이 책정돼 있지 않아 도지사 표창으로 대신할 계획"이라며 "예산을 투입해 오름에 대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행정시나 읍면동 사무소에 알려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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