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점점 강해진 태풍, 제대로 대비하고 있나

[사설] 점점 강해진 태풍, 제대로 대비하고 있나
  • 입력 : 2018. 08.27(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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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호 태풍 '솔릭'의 위력은 셌다. 강한 바람과 함께 물폭탄으로 제주를 할퀴고 지나갔다. 북상속도가 예상보다 급격하게 느려지면서 제주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강풍과 폭우로 인한 피해를 더욱 키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태풍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앞으로 피해조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그 피해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태풍 솔릭은 제주 전역을 휩쓸며 깊은 상처를 남겼다. 전문가의 예상대로 태풍이 날로 사나워지고 있다. 우선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렸다. 태풍 영향을 받기 시작한 22일부터 23일 오후 5시까지 한라산에는 사제비 1059㎜, 삼각봉 994.5㎜, 윗세오름 982.5㎜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지난해 가물었던 제주시 연강수량(773.3㎜)보다도 많은 양을 하루에 다 퍼부은 것이다. 이번에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내리면서 제주종합경기장 서측 및 도남동 등 도심지 곳곳이 물바다로 변했다. 특히 아직 파악되지 않은 농작물 침수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람도 거세게 불었다. 한라산 진달래밭 지점에 23일 오전 4시 25분쯤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62m를 기록,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올라섰다. 그동안 우리나라에 미친 가장 강력한 태풍은 2003년 9월 12일 '매미'다. 당시 제주와 고산에서 관측된 순간최대풍속 최고치는 초속 60m로 기록됐다. 진달래밭에서 관측된 바람은 비록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사실상 그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태풍 솔릭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그 위력을 마치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2016년 태풍 '차바' 때도 견딘 한라봉 하우스가 파손, 농심을 울리고 있다. 또 설계상 초속 50m로 설계된 제주복합체육관 지붕 일부도 강풍에 또 날아갔다.

현재 지구촌은 살인적인 폭염에 시달리는 등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폭염만이 아니다. 가뭄·폭우·폭설 등 각종 기상이변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퍼태풍'이 제주를 비롯한 한반도에 강타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해 왔다. 태풍이 강해지는 주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온도 상승 때문이라는게 기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한반도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태풍 피해 취약지약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앞으로 도시계획과 재난위험 완화정책에 이같은 사실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태풍의 길목인 제주도로선 비상이 아닐 수 없다. 태풍을 막을 수는 없지만 늘상 찾아오는 만큼 피해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자연재해에 미리 대비하는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과연 자연재해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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