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숍 일회용컵 단속 첫날… "필요성엔 공감, 현실엔 불편"

커피숍 일회용컵 단속 첫날… "필요성엔 공감, 현실엔 불편"
지난 3일 제주시 노형동 일대 카페 12곳 점검
컵세척 따른 고충·위생관리 대책 대한 지적도
  • 입력 : 2018. 08.05(일) 17:17
  • 손정경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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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제주시 생활환경과는 제주시내 카페 12곳에 대한 일회용컵 사용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사진은 노형동의 한 카페 내 부착된 일회용컵 사용금지에 대한 게시물. 사진=손정경기자

"머그컵에 제공하다 보니 설거지를 계속 해야 해서 업무가 두 배가 됐어요. 꼬투리를 잡는 손님도 계시고…."

지난 3일 제주시가 제주시내 커피숍 12곳을 대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컵 단속에 나선 첫날, 노형동의 한 프렌차이즈 커피숍 직원은 이 같은 고충을 전했다. 매장 카운터 한 편엔 '플라스틱컵 사용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다.

이날 오후 2시쯤 이 커피숍에는 고객이 앉아 있는 10개 테이블 모두에서 일회용컵이 보이지 않았다. 일부 고객은 개인 텀블러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 직원은 "플라스틱컵 사용은 확실히 줄었다"면서도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 일일이 고객의사를 묻고 가끔은 무조건 플라스틱컵에 달라는 고객과 실랑이를 하고 설거지까지 처리하려니 힘든 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인근의 또 다른 프렌차이즈 커피숍에서는 고객이 앉아있던 7개 테이블 가운데 1개 테이블에서 일회용컵에 음료를 마시고 있는 고객 4명의 모습이 보였다. 점검에 나선 제주시청 생활환경과 담당자가 전후 사정을 묻자 직원은 "테이크아웃을 해 간다고 하시고 계속 앉아 계신다. 저런 손님들까지 다 막기는 힘들다"고 난색을 표했다.

지난 3일 제주시 생활환경과는 노형동 일대 카페 12곳에 대한 일회용컵 사용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사진=손정경기자



고객도 불편하단 입장이다. 관광객 A씨는 "공항 가는 길에 용담동의 한 커피숍에 들러 테이크아웃을 한 후 시간이 애매해 다시 매장으로 들어가 앉아 있었는데 직원의 제재를 받았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고객 가운데 일부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컵이 '찝찝하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히 관광지의 경우 사용되는 머그컵 양이 엄청날 텐데 인력과 시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깨끗하게 설거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위생 여부에 대한 점검도 이뤄져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지난 1일 마련된 환경부 점검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장 내에서 일회용컵이 사용됐다고 무조건 과태료를 부과하는 건 아니다"며 "매장 내 머그컵 등의 다회용컵이 적정량 비치돼 있는지, 주문을 받을 때 소비자에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는 등 현장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제주도내 운영 중인 커피숍은 총 883곳으로 제주시는 읍면동 지역과 함께 점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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