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죽음에 조교사 '출근 거부'

동료 죽음에 조교사 '출근 거부'
10일 기수·관리사 등 156명 출근 대신 빈소로
"유족과 합의될 때까지"… 경마 일정은 예정대로
  • 입력 : 2018. 01.10(수) 18:44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활동하던 40대 조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으로 촉발된 갈등(본보 10일자 5면)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동료들이 한국마사회의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하며 출근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제주시내 한 장례식장에는 지난 7일 숨진 채 발견된 조교사 정모(49)씨의 빈소를 지키기 위해 발걸음 한 동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들은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교사 19명, 마필관리사 105명, 기수 32명 등 총 156명으로, 모두 출근을 거부하고 빈소를 찾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정씨의 유족과 한국마사회의 합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동료들은 이날 말 먹이 및 청소와 경주출전표 제출 등 경마 일정에 지장이 생기는 부분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진행하지 않았다.

 조교사 A씨는 "부산과 서울 등 다른 지역 경마장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한국마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합의를 이뤄냈지만, 정씨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며 "유족들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보상이 있을 때까지 정씨의 발인은 물론 출근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필관리사 B씨도 "고용과 임금 방식 등 실질적인 권한은 한국마사회에서 모두 행사해놓고, 정작 이번 죽음에 대해서는 뒷짐을 지고 있다"며 "말산업 종사자에 대한 업무 스트레스와 극심한 경쟁구조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마사회는 조속히 유족과 합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마사회는 이들에게 '경마 파행 등으로 인한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 밖에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는 등 경마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제주 관계자는 "조교사와 기수, 마필관리사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협의를 하고 있다"며 "유족들과도 원만한 합의를 위해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49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