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장 외면한 대중교통 정책 혼란만 부른다

[사설]현장 외면한 대중교통 정책 혼란만 부른다
  • 입력 : 2017. 09.18(월) 00:00
  • 이윤형 기자 yh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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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달 단행된 대중교통체계 전면개편과 관련 최근 후속대책을 내놨지만 혼란은 여전하다. 제주의 관문역할을 하는 제주국제공항 입구 교차로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출퇴근 시간대와 겹칠 때는 극심한 정체현상이 빚어지면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대중교통체계 개편으로 이곳에 설치된 2중 신호등이 운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구간은 대중교통 전용차로 신호등과 일반차로 신호등이 구분됐다. 하지만 일반차량 운전자들이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데다, 차량 통행시간이 줄어든 탓에 심각한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있다.

2중 신호등은 제주도가 대중교통체계 전면 개편에 맞춰 공항 진·출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지난달 23일부터 시행됐다. 제주공항 입구 교차로에서 공항 유료 주차장과 용담 방향 차량 통행신호 시간을 줄이고, 공항으로 향하는 시간은 늘렸다. 하지만 제주공항을 방문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 초행길이다. 도민도 헷갈리는 마당에 제주 지리와 교통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들로서는 제대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다. 현장에서는 우선차로제를 시행하기 위해 억지로 신호체계를 끼워 맞추다보니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애초부터 2중 신호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제주공항은 제주의 첫 인상을 좌우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부터 혼잡스런 교통상황을 마주하게 된다면 세계적인 관광도시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보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도 제주도의 대응은 너무나 안일하다. 제주도자치경찰단에서 자체적으로 수합한 문제점을 수차례 제주도에 전달했지만 개선은커녕 담당자가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식의 무책임한 행정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제주도가 현장을 외면하고 탁상행정으로 일을 진행하다보니 준비안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라는 질타를 받는 것 아닌가. 600억 원의 사업비와 3년의 준비기간을 거친 대중교통체계 개편이라기엔 너무 문제투성이다. 시행초기 혼란과 불편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이게 곧 제주도정에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이른 시일 내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도록 도정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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