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맥주가격 인상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계란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라면값도 인상대열에 합류하면서 생활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배추, 무, 양배추 등 채솟값이 상승한 상황에서 각종 식품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될 전망이다.
국내 라면 1위 생산업체인 농심은 20일부터 28개 라면 품목 가운데 신라면과 너구리 등 18개 품목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한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신라면은 780원에서 830원으로, 짜파게티는 900원에서 950원,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농심은 이번 가격 조정이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만으로, 물류비와 인건비 등 경영비용이 올라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달 초에는 파리바게뜨가 193종의 빵 평균가격을 6.6% 인상했고, 오비맥주도 카스·카프리 등 주요제품의 출고가격을 평균 6.0% 올리는 등 식음료품 가격이 잇달아 인상되고 있다.
이처럼 업계 1위 업체를 중심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상 도미노도 우려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18일 도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542원으로 올들어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에서 서울(1580원) 다음으로 높은 가격인데, 최근 기름값 오름세는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국이 지난달 30일 원유감산에 동참키로 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국내 유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AI가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공급 부족으로 계란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16일 도내 한 유통업체의 계란 소매가격(특란 30개 기준)은 6980원으로 한 달 전(5672원)과 일주일 전(6480원)에 비해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작년(6080원)과 평년(6097원) 같은기간에 견줘서도 높은 시세다.
채솟값도 초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6일 동문시장에서 배추는 포기당 4370원으로 작년(2928원)과 평년(3544원) 같은기간보다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무도 개당 2660원으로 평년(1516원)보다 1000원 이상 비싸게 판매됐다. 평년과 작년 이맘때 1통에 2000원에 판매되던 양배추는 5330원으로 2.5배 이상 가격이 올랐고, 당근(무세척)도 ㎏당 3660원으로 작년(1830원)과 평년(1773원) 가격의 갑절을 훨씬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