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담론]제주, 진정한 지속관광으로 변신을 기대한다

[목요담론]제주, 진정한 지속관광으로 변신을 기대한다
  • 입력 : 2016. 08.04(목)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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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말에 일본 니가타에서는 '지질공원 국제포럼'이 있었다. 이곳에는 이미 세계지질공원을 보유한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태국, 필리핀, 러시아, 몽골 등 세계지질공원을 추진하는 나라도 참석하여 다양한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포럼에서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의 전용문 박사는 그 동안 제주도가 다른 지역과 교류한 것에 대하여 발표를 하였는데 특히 자매결연을 한 지역과 시민, 공무원, 전문가, 해설사 등이 오랫동안 많은 교류를 가진 것에 대하여는 모범 사례로서 평가되었다. 또 제주도가 유네스코 3개 분야 지정지역을 통합관리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흥미 있었던 것은 이 지역에서 코끼리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제주도에도 발견되는 것으로 빙하시대에는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이 해수면이 낮아져서 서로 왕래가 가능하였다는 증거였다. 또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와 일본 니가타에서 발견되는 공룡화석이 서로 유사하다는 것으로서 일본 열도가 아시아 대륙에 붙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과 한국이 약 2000만년 전에 서로 근접하여 있었다는 것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가졌다.

포럼 이후 니가타에서 쾌속선으로 1시간 걸리는 사도 지질공원을 방문하였는데, 이 섬은 제주도 면적의 약 절반으로, 금과 은이 많이 산출되었고 지금은 세계유산과 농업유산을 준비 중에 있다. 이에 따라 사도시에서는 유네스코 3관왕을 보유한 제주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도시는 인구가 6만여명으로 제주도의 10분의 1 정도지만, 지질공원 운영에서는 본받을 만 한 것이 다수 있었다. 그 중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지역에 공항이 있지만 어렵게 복원된 따오기를 위하여 비행기 운항을 중지하였다. 이로 인한 불편을 참는 시민 정신이 매우 높은 것이 특기할 만하다.

둘째, 지질공원을 전담하는 전문가를 2인 확보하여 연간 방문객이 제주도에 훨씬 못 미치지만 내실있게 운영하는 체계를 갖추었는데 이는 2014년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재인증 시 전문가를 추가 확보하라는 권고사항을 떠올리게 한다.

셋째, 해설사는 조합을 결성하여 안내에 따른 보수를 받는 일종의 사업형으로서 버스나 각 방문지에서 수준 높은 해설을 제공하고 있었다. 이들은 은퇴자가 많이 있었지만 지역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이 다수 있어서 외국인도 충분한 해설과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넷째, 지역 학생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으로서, 방문객의 안내와 해설을 하고 또한 지역 유적지를 보전하기 위한 자선기금도 모으고 있었다. 요즈음의 우리나라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구김살이 없고 지역을 위한 것이 가장 보람 있다는 말을 들으면서 사도지역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다섯째, 방문지마다 일정액의 입장료를 부과하고 또 방문객이 분산되도록 하여 서로 겹침으로써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많이 보였다.

지속관광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기 쉬우나, 생태적 환경용량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지속관광의 첫걸음이다. 제주도는 여전히 많은 관광객으로 통제 범위를 벗어나는 곳이 많이 있으며, 아직도 더 많은 관광객을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입장료 부과, 예약제 확대, 해설사 동행 의무 구간 지정 등 지속관광지로서 자리매김을 분명히 할 때가 왔다. 내년 유엔 지속관광의 해를 맞아 제주도가 진정으로 변모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한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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