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지난해 취업자수가 14년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고, 올해 5월 취업자도 33만1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상당한 일자리가 창출돼 반가운 소식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갈수록 20대 청년취업이 매년 줄어들고 50대와 60대 이상의 고연령층 취업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15일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14년 도내 취업자는 31만6000명으로 2005년(28만4000명)에 견줘 11.3% 증가했다. 2008년 29만명에서 2011년 29만1000명, 2013년 30만5000명으로 30만명을 처음으로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31만6000명으로 1년새 1만1000명 증가하면서 증가폭이 2000년(1만8000명) 이후 최대폭을 나타냈다.

　최근 10년간 연령별 취업자수를 살펴보면 20대와 30대에서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대 취업자는 3만7000명으로 2005년(4만7000명)보다 21.3% 감소해 청년층의 일자리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현실을 드러냈다. 같은기간 30대 취업자도 7만3000명에서 6만3000명으로 13.7% 감소했다.

40대 취업자는 7만3000명에서 8만8000명으로 20.5% 증가했다. 특히 최근 10년 새 50대와 60대 취업자 증가폭이 눈에 띈다. 지난해 50대 취업자는 7만명으로 2005년(4만4000명)에 비해 59.1% 증가했고, 60대는 5만4000명으로 2005년(4만2000명)에 견줘 28.6% 증가했다. 50대와 60대 이상 취업자가 전체 취업자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이처럼 50대와 60세 이상 취업자가 늘어난 것은 새로운 일자리가 늘어났다기보다는 지자체 등에서 실시하는 거리청소, 꽃밭 가꾸기 등의 공공근로에 쉬고 있던 60대 이상이 주로 참여하는 게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노인일자리 지원기관인 시니어클럽을 통해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 증가세로 늘어나는 음식·숙박업계에 50대 베이비붐 세대 여성이 많이 진입한 것도 장년층 취업자수가 늘어난 한 요인으로 보인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 관계자는 "도내 50대 이상 취업자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주로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행정기관에서 시행하는 공공근로 등에 참여하는 것이 일정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