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힐링 아일랜드/국제보호지역을 가다](2) 네스코 신안 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

[에코힐링 아일랜드/국제보호지역을 가다](2) 네스코 신안 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
느림과 순수의 땅… 지역발전 원칙은 "주민이 행복한 곳"
  • 입력 : 2014. 04.29(화) 00:00
  • 강봄 기자 spri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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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은 난온대 원시림, 바닷새 집단번식지, 기암절벽, 갯벌, 천일염전 우수한 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 등으로 유네스코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2009년 5월26일 지정됐다. 염전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사례는 세계 처음이다다. 강경민기자

2009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염전’으로는 처음
주민 위한 정책·조례 제정 '주민이 만드는 도시'

전라남도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은 4개 면에 걸친 섬, 바다, 갯벌로 구성됐으며 총면적은 573㎢이다. 크게 흑산·홍도권과 비금·도초권, 증도지역으로 나뉜다. 난온대 원시림, 바닷새 집단번식지, 기암절벽, 갯벌, 천일염전 등 우수한 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지속가능한 이용 등으로 유네스코 신안다도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2009년 5월26일 지정됐다. 염전이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사례는 세계 최초이다.

▶'슬로시티' 증도

신안군 증도면은 때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섬으로서, 2007년 12월1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슬로시티(SlowCity)로 지정된 곳이다. 증도에 들어서면 국내 최대 소금 생산지인 태평염전과 마주하게 되고 , 염전을 지나면 매년 갯벌천일염축제가 열리는 짱뚱어다리와 우전해수욕장이 반긴다. 증도의 청정갯벌은 양질의 게르마늄 성분이 포함돼 있어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다양한 갯벌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체험관광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증도는 아시아 첫 슬로시티 및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비롯해 국가습지보호지역, 갯벌도립공원(국내 최초), 금연의 섬, 자전거의 섬, 자동차 없는 섬, 깜깜한 밤하늘 별보기 섬, 천국의 섬(한국기독교 복음의 성지), 보물의 섬(신안해저유물 인양지), 전국 최대 규모의 천일염 생산지 등 다양한 타이틀을 자랑하고 있다.

▶주민 스스로 만들어가는 슬로시티

증도 발전의 기본은 '주민이 행복한 곳'이다. 주민과 지자체는 '그 지역만의 것, 그 지역만의 손님맞이 방식'을 통해 증도의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한편 관광이 아닌, 주민을 위한 정책과 조례를 제정하는 등 '주민이 만드는' 슬로시티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빛공해 방지 및 생명의 빛 촉진 조례(깜깜한 밤 별보는 섬 운동), 증도면 금연의 섬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금연의 섬 선포),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 조례(자전거의 섬 선포), 환경기본조례(전 주민 친환경 세제 사용), 친환경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유기농 섬 선포), 슬로시티 농업대학 설립 및 운영 조례, 천일염 산업육성 지원에 관한 조례, 증도 우전해변 등 관리 운영 조례 등이 그것이다.

특히 증도 해안사구의 대표적인 염생식물(소금기가 많은 땅에서 자라는 식물)인 순비기나무가 갯벌생태계 변화와 탐방객 등 인위적인 간섭을 받음에 따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 주민들이 참여하는 '순비기사랑모임'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1회 관찰·기록·사진촬영 등을 통해 지속적이며 과학적인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으며, 주민교육과 생태안내인 양성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또 마을기업인 '해풍건정'은 섬 사람의 오랜 역사를 통해 내려오고 있는 신안 천일염과 청정 해풍 등을 이용한 전통식품으로, 2013년 안전행정부 주관으로 열린 '우리마을 향토자원 경연대회 BEST 30선 대상'에 선정돼 전국 최고의 향토자원으로 우뚝 섰다. 지금은 '기다림의 밥상'으로 불리우며 증도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여행사인 '길벗'을 설립해 사회적기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길벗'은 제주를 비롯해 전국 생태관광지역 기업들과 협력체계를 구축, 2013년 12월에는 한국생태관광 지역기업 네트워크를 발족했다. 증도느림안내소 통계에 따르면 2013년 증도 방문객 인원은 100여만명에 이르며, 길벗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와 식당 등을 통한 수익은 2억여만원이다.

▶에코라벨 개발 등 주민소득 향상 적극 기여

지난해 국내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 에코라벨을 개발한 신안군은 이를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친환경특산물의 체계적인 관리 및 인지도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은 에코라벨을 통해 천일염, 섬초(시금치), 병어, 민어 등 다양한 농수특산물의 가격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안은 생물권보전지역을 확대 등재하기 위한 후속조치도 검토중이다.

증도갯벌생태전시관의 유영업 관장은 "독일 뢴 지역 특산물에 에코라벨 상표를 부착해 판매한 결과 다른 지역 특산물보다 5배 정도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강시영·강봄·강경민기자

[인터뷰]증도갯벌생태전시관 유영업 관장 "주민들 속에서 아이디어 나온다"

증도갯벌생태전시관 유영업(사진) 관장은 "지역만의 것을 이용한 지역만의 손님맞이 방식을 통한, 그리고 관광이 아닌 주민의 행복을 위한 정책과 조례 제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그 지역의 발전적인 방안은 지역주민들 속에서 나온다"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찾아가는 주민교육 등 지속적인 주민 접촉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주민이 아닌, 지자체 및 외부기관 등이 주도하는 사업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유 관장은 지적했다. 유 관장은 "한 예로 몇몇 타 지자체에서 증도의 '주민여행사 설립과 사회적기업 운영'을 벤치마킹해 운영했으나 대부분 실패에 그쳤다"며 "그 이유는 이같은 과정을 생략하고 시도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 관장은 이어 "또 행정의 전폭적인 지지, 지자체장의 한결같은 의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 관장은 "만약 주민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비해 신안군청의 지원과 의지가 부족했다면 지금의 '슬로시티 증도'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관장은 이와 함께 "지자체, 지역주민 모두 '보조금'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액의 보조금에 의존할 수록 지역주민간 갈등은 물론 딴(?) 생각이 오갈수 있다"면서 "자립할 수 있을 정도의 지원금만으로 수익이 창출될 수 있도록 주민과 지자체가 그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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