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글로벌포럼 가능성 확인한 '제주포럼'

[사설]글로벌포럼 가능성 확인한 '제주포럼'
  • 입력 : 2013. 06.04(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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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동부 휴양지인 다보스는 매년 1월이면 홍역을 치른다. '다보스포럼'으로 불리우는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 열린 제43차 포럼의 주제는 '탄력적 역동성'이었다. 전 세계 2500여명의 정·재계 지도자와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 50여개 국가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등이 주요 면면들이다.

다보스포럼은 1971년 '유러피언 경영포럼'으로 출발했다. 1987년 '세계경제포럼'으로 이름을 바꾸며 글로벌 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치·경제·사회 등을 망라, 의제(議題)를 발굴하는 동시에 해마다 실력자나 유명 인물을 아이콘으로 내세워 언론의 주목을 끌어 내는 등 노력 덕분이다.

제8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이 31일 폐막됐다. '아시아의 새로운 물결'을 주제로 평화, 경제·경영, 환경·지역개발 등 6개 분야 52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포럼에는 47개 국가 3665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3100명에 비해 크게 늘었다. 취재 열기도 여느 해보다 뜨거웠다. 동북아시아의 협력 방안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등 성과도 거뒀다.

아쉬움도 함께 남겼다. 제주포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2001년 '제주평화포럼'으로 출발하면서 '평화'에 초점을 맞춰 왔다.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토론이 이어지며 제주포럼만의 색채가 퇴색되고 있다. 세계지도자·특별세션에 한해서라도 포럼을 정리·종합할 수 있는 성과물을 도출하자는 등 개선의 목소리도 나온다.

제주포럼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지정학적 위치 뿐만 아니라 자연경관·인프라 등 흡인력(吸引力) 또한 충분하다. 하지만 노력 없이는 글로벌 포럼으로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 다보스포럼은 20여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변화를 수용하는 동시에 특유의 폐쇄성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굳건했기에 가능했다. 적절한 의제 설정과 함께 세션의 질적 향상 등 노력을 이어가야 하는 이유다. 정부의 지속·전폭적인 지원도 필수적이다. 현재에 만족하고, 관행을 고집하는 자세로는 결코 글로벌 포럼을 만들어 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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