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확의 기쁨보다 근심만 커진 마늘농가

[사설] 수확의 기쁨보다 근심만 커진 마늘농가
  • 입력 : 2024. 05.22(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요즘 제주지역 마늘 재배 농가들의 속이 말이 아니다. 올해산 마늘 수매가격이 그런대로 인상된 것을 보면 위안이 될법도 하다. 도내 최대 마늘 주산지인 대정농협이 계약재배한 마늘 수매가격을 상품 ㎏당 3800원으로 결정해서다. 올해 마늘 수매가(㎏당)는 계약가(3500원) 대비 300원 높고, 2023년산(3200원)보다는 600원 오른 것이다. 그런데도 마늘 농가들의 표정은 밝지가 않다.

본보에 따르면 지난 20일 올해 마늘 첫 수매가 이뤄진 서귀포시 대정농협 유통사업소에서 만난 마늘 농가들은 한숨만 내쉰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이 절반 가까이 줄고, 마늘 쪽이 여러 갈래로 분화하는 '벌마늘'이 늘면서 상품 비율이 반타작이 났다. ㎏당 3800원의 수매가를 받으려면 '상품' 등급으로 마늘 지름이 5㎝ 이상 돼야 한다. 수매가가 작년보다 600원 오르긴 했지만 상품 비율이 30~40%에 그치다 보니 농가들은 울상이다.

올해 제주 마늘농사는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마늘 작황이 좋지 않다. 예년에는 3.3㎡당 5~6㎏을 수확했는데 올해는 4㎏도 어려울 정도다. 생산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상품 비율도 매우 낮다. 올해는 자연재해로 상품 비율이 평년(70%)보다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처럼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데다 상품 비율도 크게 떨어져 농가소득은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애써 지은 1년 마늘농사가 소득은 커녕 빚만 떠앉게 생겼다. 문제는 마늘 재배농가들의 피해가 볼보돗 뻔한 상황인데도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5697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