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수의 목요담론] 감귤시원지에서 매년 감사축제를 열자

[오경수의 목요담론] 감귤시원지에서 매년 감사축제를 열자
  • 입력 : 2024. 02.15(목)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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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감귤은 제주의 대표 농산물이자 경제적으로 큰 가치를 지닌 보물이다. 연간 매출액이 조 단위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에는 온주밀감의 시세가 27년 만에 최고를 기록해 제주도민을 풍요롭게 해주었다.

이처럼 제주 농산물의 상징이자 경제적 효과가 큰 감귤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주 최초의 온주밀감나무가 심어졌던 장소에 감귤시원지(始原地) 기념비가 2019년에 세워진 것은 대단히 뜻깊은 일이었다.

거기에 더해 이제 기념비가 있는 곳에서 매년 감귤 감사축제를 여는 동적 활동이 추가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초의 온주감귤나무는 서귀포시 서홍동 홍로성당(현 면형의 집) 주임 신부였던 에밀 타케 신부가 1911년 성당 정원에 심은 14그루였다. 그 온주감귤나무는 타케 신부가 한라산에서 왕벚나무를 발견하여 일본 주재 포리 신부에게 몇 그루를 선물하고 답례로 받은 나무였다고 한다.

프랑스 태생의 식물학자인 에밀 타케 신부는 그 후에도 제주의 희귀한 식물들을 발견해 서양에 알렸으며, 특히 한라산 구상나무가 오늘날 모든 나라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북돋우는 트리가 되는데 기여한 전파자이다.

첫 온주감귤나무는 비록 고사했지만 고사목은 특수약품 처리해 원형 그대로 성당에 잘 보관되어 있고 기념비석 바로 곁에는 60년 된 후계목이 건재하다.

하지만 이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 스토리텔링이 풍성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최초의 귤나무가 제주에 오게 된 시대적 상황, 가져온 인물과 그에 대한 고찰, 그리고 이를 높이 기념하는 활동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거의 무관심했던 감귤의 역사를 기리기 위해 매년 추수감사제와 같은 행사가 열리기를 바란다. 113년 전에 최초로 심어졌던 귤나무 시원지에서 매년 감사축제를 개최한다면 그 자체도 의미가 크지만 감귤의 과거, 현재,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마당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왕벚나무와 구상나무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에밀 타케 신부의 공적도 기릴 수 있어 일석삼조가 될 것이다.

때마침 하영올레 3길가에 있어 오가는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멋진 스토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매년 감귤 수확철인 11월에는 감귤박람회도 열리니 감귤 감사축제를 이 행사와 연계한다면 그 효과가 극대화될 것이다.

올해는 청룡의 해다. 정성을 다하면 물고기도 용으로 변한다는 어변성룡처럼 정성을 다해 감귤감사 축제에 마음을 모은다면 제주감귤을 더 널리 알리는 데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다. 모두가 힘들었던 시절 제주도민에게 부를 가져다준 귤농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더욱 소중히 여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연히 품질관리에도 더욱 정성을 기울이게 되면 귤 작황이 점점 더 좋아지는 효과로 이어져 제주의 부와 가치를 크게 높이는데 기여하리라 믿는다. <오경수 제주미래가치포럼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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