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3 유적지별 기념관 첫 단추 잘 꿰야

[사설] 4·3 유적지별 기념관 첫 단추 잘 꿰야
  • 입력 : 2023. 11.09(목)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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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4·3 유적지 현장에 4·3 기념관이 들어서고 있으나 효과적인 시설물 관리 및 운영 등에 대해선 의문이다.

서귀포시 대표적 4·3유적지인 대정읍 상모리 백조일손지지에 '백조일손 4·3역사관'과 중문성당 옆 '중문 4·3기념관'이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다. 제주시 지역에는 '북촌 너븐숭이 4·3기념관'과 '주정공장수용소 4·3역사관'이 운영되고 있다.

4·3평화기념관이 4·3의 전체를 아우른다고 하면 작은 기념관들은 각각의 이야기를 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들 기념관은 2019년에 수립된 도내 4·3유적지 30개소에 대한 종합 정비 계획의 일환으로 조성되고 있다.

기념관이 늘어나면서 관리 운영의 효율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너븐숭이 기념관과 주정공장수용소 역사관 운영은 민간에 위탁됐다. 백조일손 역사관도 올 7월 4·3희생자유족회를 수탁 기관으로 선정했고, 중문 기념관은 공모 중에 있다. 그런데 기념관이 관람객들에게 현장성을 살린 공간으로 다가설 수 있는 이점과 전문 인력 배치를 비롯 자료 전시와 수집, 안정적인 시설 관리와 보수 등에선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상존하고 있다. 더불어 제주도 지원 예산 대부분이 인건비여서 학술과 교육 등 기념관의 기능을 강화한 프로그램 운영에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도 노정하고 있다.

4·3평화기념관을 중심으로 유적지에 위치한 현지 기념관들과 연계한 프로그램 마련 등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것이다. 추모하고 기억해야 할 공간이 1년 한차례 유족들을 중심으로 위령제만 치러지고 찾는 이 없는 애물단지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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