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감/ 소설 차수진

[2022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 소감/ 소설 차수진
당신은 충분히 값진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 입력 : 2022. 01.01(토) 00:00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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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당선 차수진

사람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누구나 아는 명제이지만 이를 자신에게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기나긴 삶에서 언제나 성공할 수는 없기에, 우리는 수없이 꺾이고 주저앉는 경험을 한다.

아무리 낙관적인 사람이라도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다 보면 자신감을 잃기 마련이다. 밖에서 찾던 실패의 원인은 점점 내 안으로 모여들다가, 결국에는 '자신' 그 자체가 되고 만다. 그러면 중얼거리게 되는 것이다.

나는 겨우 이 정도의 사람일까?

그 슬픈 명제 속에 매몰된 사람들에게 외치고자 글을 썼다. 당신은 영원히 주저앉아 있지 않을 것이다. 목이 마르고 다리가 저려서라도 결국에는 일어서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당신은 한 고비를 넘어선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조차 너무 힘들다면 굳이 일어서지 않아도 된다. 그냥 거기서 지금을 버티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겨우 '그 정도'의 사람이더라도 당신은 충분히 값진 사람이라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한다. 사회적으로 소위 '가치 있는 것'을 생성해내지 않아도 좋다. 오늘을 살아내고 또 내일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강한 사람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타인에게, 또한 나 자신에게.

다만 한 가지 덧붙이자면, 고개를 들어 주변을 한 번 둘러봐 주면 좋겠다. 나를 이해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것 같아도 사실은 아닌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가족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고, 혹은 전혀 생각지 못한 인물일 수도 있다. 대단한 사람의 거창한 한 마디가 아닌 짧은 인사말도 당신의 오늘을 아름답게 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에게서 받을 수 있는 위로를 놓치지 않기를.

계속 글을 쓸 수 있도록 힘을 준 가족과 친구들, 교수님, 학우들에게 감사한다. 또한 이런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준 심사위원님과 한라일보에 감사한다.

▷1981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졸업 ▷경희사이버대학 미디어문예창작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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