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먼지와 사투… "이런 고통 난생 처음"

잿빛 먼지와 사투… "이런 고통 난생 처음"
학부모 아이 "마스크씌워 학교 보냈다 하소연"
공공기관 차량 2부제…공사장 물뿌리느라 비상
  • 입력 : 2019. 03.05(화) 19:19
  • 홍희선기자 hsh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에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5일 공공기관은 임직원 대상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제주 전역을 집어 삼키며 도민들이 하루 종일 고통을 겪었다.

제주에 사상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5일 도심 곳곳이 희뿌연 먼지로 가득 차 잿빛으로 변했다. 제주 어디서든 볼 수 있었던 한라산은 미세먼지 때문에 시민들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는 6일에도 발령돼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다.

대학생 이모(27·여·삼도동)씨는 "이런 수준의 미세먼지는 난생 처음 겪는다"면서 "아무리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한라산 형체 정도는 분간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아예 보이지 않는다"고 황당해했다.

미세먼지는 시민들의 출근길마저 바꿔놓았다. 온화한 날씨에 출근길?등굣길에 나선 직장인과 학생들의 옷차림은 가벼웠지만 마스크로 중무장한 탓에 발걸음은 무거워 보였다.

이날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직장인 허모(27·노형동)씨는 "그동안 미세먼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어도 실감하지 못했는 데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며 "목도 칼칼하고 눈도 따가워 어쩔수 없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미세먼지를 견디고 등굣길에 오른 아이들 걱정에 불안해했다.

임모(39·외도동)씨는 "아이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다녔는 지 걱정이 되지만 직장에 출근해야 해 확인할 길이 없다"며 "직접 학원도 데려다 주고 밖에도 못나가게 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일단 마스크를 씌워 학교를 보냈다고 하소연했다.

공사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시 연동 드림타워 공사현장과 인근에는 살수차가 다니며 물을 뿌리고 있었다. 공사장 관계자는 "평소에도 먼지를 줄이기 위해 공사장 안쪽까지는 물을 뿌렸지만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해 물을 뿌리는 곳을 공사장 밖 주변으로 확대했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에는 "차량 2부제 푯말이 세워졌다. 미세먼지 비상 저감 조치에 따라 홀수날에는 차량 끝번호 짝수인 차량이, 짝수날에는 홀수 번호 차량이 공공기관에 진입하지 못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2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