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43)녹내장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Ⅶ 건강캘린더] (43)녹내장
자각증상 없는 초기에 발견 적절한 치료 받아야
  • 입력 : 2018. 02.21(수) 2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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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과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 및 시야 변화: 첫 번째 줄은 정상인의 시신경 및 시야이며, 두 번째 줄은 초기 녹내장 환자, 마지막 줄은 말기 녹내장 환자의 시신경 및 시야이다. 초기 녹내장은 증상이 경미해 발견이 어려우나, 녹내장이 진행될수록 시야 손상이 악화된다. 사진 = 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수술로 회복 가능한 백내장과 달라
시야 좁아지며 시력 감소되는 증상
안압 낮추는 치료 등 전문진료 필수

이상윤 교수

녹내장은 백내장, 황반변성과 더불어 3대 실명 원인 질환의 하나로 전세계적으로 실명 원인 2위, 회복불가능한 실명 원인 1위로 집계되고 있다. 백내장은 수술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으나 녹내장은 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한 번 손상된 신경은 현재 기술로 되살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녹내장은 자각증상이 없는 초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오는 3월 11일부터 17일은 세계녹내장학회에서 정한 세계 녹내장 주간으로, 한국녹내장학회에서도 지역별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녹내장에 대해 홍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이상윤 교수의 도움으로 자주 접하지만 알아두면 유익한 녹내장에 대해 질의·응답 형태로 자세히 알아본다.

# 녹내장은 어떤 병인가?

우리가 물체를 보기 위해서는 눈으로 들어온 빛 자극이 망막에 있는 신경다발과 시신경을 거쳐 뇌로 영상 정보가 전달돼야 한다. 녹내장은 빛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시신경에 이상이 생겨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군 전체를 뜻하며, 의학적인 정의는 녹내장에 특징적인 시신경의 변화와 시야 변화를 동반한 진행성 시신경 질환이다. 시신경은 빛 자극을 뇌로 전달하는 전선과 같은데,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은 시야 일부가 가려지거나 잘 안 보이게 되는 과정을 거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에는 계속 진행해 결국 실명할 수도 있다. 40세 이상 인구의 녹내장 유병률은 3.5% 정도로 비교적 드문 병은 아니라 할 수 있고, 고령일수록 흔해진다.

# 녹내장은 왜 생기나?

녹내장이 생기는 원인에 대해 아직 확실하게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다. 시신경손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눈의 압력인 안압이 높아져 시신경이 손상을 받는다는 기계적 손상이론과 시신경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시신경이 손상을 받는다는 허혈성 손상이론이 있다. 안압이란 안구의 압력을 말하는데, 적절한 안압은 안구의 형태를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안압의 정상범위는 10~21 ㎜Hg인데, 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시신경이 압박돼 녹내장이 발생하고 진행할 수 있다. 안압은 '방수'라는 눈 안의 액체의 생성과 배출의 균형에 의해 조절된다. 방수는 눈 속의 섬모체에서 만들어져 각막과 홍채가 만나는 부위의 섬유주라는 배출로로 빠져나간다. 만약 배출 통로에 문제가 생겨 방수가 순환하지 못하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그런데 안압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시신경구조가 튼튼하면 고안압에도 녹내장이 생기지 않으나 시신경구조가 약하면 정상 범위 안압에도 녹내장이 진행될 수 있다.

# 녹내장은 어떤 증상이?

기본적으로 녹내장의 증상은 시야 감소에 이어지는 시력 감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녹내장은 급성보다는 만성으로 오는데, 안압이 서서히 오르거나 정상인 만성 녹내장은 초기에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없다. 시야의 감소가 녹내장의 특징적인 증상이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시야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해야 인식할 수 있다. 이것은 녹내장에서 시야 손상이 주로 주변부 시야부터 시작해 중심으로 진행하기 때문으로, 일상 생활에서 사용되는 시각 능력인 중심시력은 말기 녹내장 진행할 때까지 보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녹내장은 양쪽에 주로 발생하긴 하지만 양안에 동일한 정도로 나타나지 않으므로, 환자가 덜 진행된 눈으로 주로 본다면 더욱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이렇게 초기의 무증상이 환자가 문제를 느끼는 시간을 지연시켜 녹내장의 조기 발견에 큰 어려움을 준다.

시야 손상이 있더라도 초기 환자들은 시야가 좁아진다는 느낌보다는 바라보던 물체를 갑자기 놓치거나 없던 물체가 갑자기 나타나는 느낌을 더 자주 경험하게 된다. 특히 계단을 내려가거나 운전하는 도중에 이러한 증상이 있을 수 있어 이 때는 안과 진료가 꼭 필요하다. 초기에 서서히 진행하는 녹내장은 점점 진행 속도가 빨라져 결국에는 시력 상실에 이르게 된다.

반면 급성으로 안압이 매우 높게 상승하는 급성 녹내장 환자는 눈이 충혈되고, 침침하게 시력이 떨어지고, 눈이 빠질 듯한 통증을 느낀다. 안압 상승이 급격하면 두통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될 수 있어 환자가 내과나 신경과 외래를 잘못 찾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증상은 일시적일 수도 있으나 대부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 녹내장은 어떻게 치료하나?

녹내장은 진단 후 해결돼 없어지는 질환이 아닌 만성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녹내장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시신경 손상 및 시야 손상의 진행을 막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즉,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녹내장이 악화되는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안압으로 현대의 모든 녹내장 치료는 안압 하강을 통해 이뤄진다. 안압을 낮추기 위해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녹내장의 기본 치료는 약물 치료이며, 레이저 치료와 녹내장 수술 후에도 약물 치료를 병용하는 경우가 많다. 안압하강제 약물로 필요한 만큼 안압을 낮춰 시신경 손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 1차 치료이고,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압이 조절되지 않고 시신경 손상 및 시야 손상이 악화될 때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최근 녹내장 약물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많은 종류의 안약이 등장해 약물 선택이 폭이 넓어져 녹내장 치료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약물 치료를 시작한 후에도 경과를 보아 안약을 변경하거나 2가지 이상의 안약을 조합하는 등의 조정이 계속 필요하므로 녹내장 전문의 진료를 지속하는 것이 녹내장 악화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

이상윤 교수는 "시신경은 일단 손상이 되면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녹내장으로 시력이 소실된 경우 시력 회복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녹내장은 급격히 진행하는 경우보다는 천천히 진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치료한다면 실명을 예방하거나 녹내장의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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