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논술학교](18)실전 모의고사(고교 인문사회 논술문제)

[톡톡튀는 논술학교](18)실전 모의고사(고교 인문사회 논술문제)
  • 입력 : 2015. 12.03(목)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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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제시문들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가) 예를 들어 프랑스의 많은 사이비 지식인들이 (프랑스의 인도차이나 전쟁에 대해 혹은 알제리 독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에) 이렇게 말했었다. "우리의 식민지 통치 방식은 사실 도를 지나친 감이 있다. 우리의 해외 영토에는 너무 여러 가지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어느 편의 것이건 폭력에는 반대다. 나는 백정이 되기도, 백정의 희생물이 되기도 둘 다 원치 않는다. 바로 그 때문에 나는 식민자에 대한 원주민들의 반항에 반대한다."

근본주의적인 입장에 서서 생각해 보면 이러한 사이비 보편주의자의 입장이란 결국 다음과 같은 말에 지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나는 피식민자들에 대한 식민자들의 만성적 폭력(테러에 의해 지탱되는 끔찍한 착취, 실업, 영양실조)에는 찬성이다. 아무리 어떻더라도 그것은 결국에는 사라질 사소한 악이 아닌가. 그러나 나는 피식민자들이 자기들을 억압하는 식민자들에 대항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데는 반대다." 그러므로 근본적 사고를 하는 진정한 지식인은, 사람들이 억압자의 폭력에 대한 피억압자의 역폭력을 거부하는 이상, 억압자들을 향해 완곡한 비난이나 한다는 것은 (예를 들어 봉급 수준을 균등하게 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뭔가 개선책을 시행해라, 또 제발 보다 더 많은 정의를 이룩해 보라는 투로) 무의미한 일임을 확인하게 된다. (중략)

지식인은 "근원적인 목적을 수호하는 자"가 되는데 이 근원적인 목적이란 인간의 해방, 인간의 보편화, 곧 인간의 인간화를 의미한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즉 실용지식을 가진 전문가는 상부 구조의 말단 관리로서 사회 내에서 일정한 힘을 행사하는 반면 이들 전문가 속에서 생겨난 지식인은 비록 그가 정당 지도부와 연결되어 있는 경우라 할지라도 "어떤 힘"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관계는 그에게 또 다른 수준에서 상부 구조의 말단 관리적인 성격을 부여하는데, 그는 원칙상 이것을 받아들이면서도 또한 끊임없이 그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안 되며, 선택된 수단과 추구되는 목적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 보이는 일을 결코 중단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할 때 그는 증인을 넘어서는 순교자까지 되기도 하는 것이다. 권력은 그것이 어떤 성격의 것이든 지식인들을 자기선전에 이용하려 들면서도 지식인들에 대해 불신하며, 항상 그들 자신에 의해 그들을 숙청하려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랴. 쓸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한, 지식인은 지배 계급의 헤게모니를 거부하고 민중조직의 기회주의를 반대하면서 그것들로부터 민중을 지키는 민중 계급의 옹호자로 남는 것이다.



(나) "서구 지식인들의 책무는 '서방세계의 수치스런 짓'에 대한 진실을 서방세계 대중에게 알려서, 대중이 범죄 행위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종식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간결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없는 정의다. 지식인들이 크메르 루즈의 잔혹 행위를 고발하기는 했다. 그들이 진실을 지키려고 노력했다는 점은 가상하다. 하지만 그 잔혹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제안은 없었다. 누구도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런 고발의 가치와 중요성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는 칭기즈 칸이라도 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고발은 도덕적 차원에서 큰 가치를 갖지 못한다. 게다가 실제의 행동은 거의 언제나 정반대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자 한다면 지식인의 진짜 얼굴을 밝혀내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는 '대중'이란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자. 대중에게 진실을 알리려면 올바로 선택된 대중에게 진실을 알려야 한다. 대중에게 진실을 알리는 이유는 교화(敎化)의 목적도 있지만 일차적인 목표는 인간적 의미를 갖는 행동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그래야 세상의 고통과 슬픔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권력자들에게 진실을 말한다고 특별히 명예로울 것도 없다. 그들을 상대할 바에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 줄 대중을 찾는 것이 낫다. 게다가 그런 대중은 단순한 대중이 아니라, 사람들이 건설적인 정신으로 참여하고 싶어 하는 공동의 관심사를 지닌 공동체다. 그들에게 일방적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 그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을 나눠야 한다. 이런 자세는 좋은 교사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제2의 천성이며, 지식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기도 하다.



(다) 선비란 전시대적 성격이 짙기는 했으나 한편 오늘의 시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미점이 없지도 않다. 비민중적이며 세속에 어둡고 공리공론(公理空論)을 일삼는 관념적 인간이라고는 하지만, 때로 그들은 지금의 사람들에게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용기를 대의를 위해 발휘하기도 했다. 직언(直言)을 하면 왕의 노여움을 사 목이 달아나는 것이 뻔한데도 죽음을 무릅쓰고 태연히 간언(諫言)을 서슴지 않기도 했고, 나라가 위태로우면 관군(官軍)이 무색하게 의병을 일으켜 외적과 싸우는 등 충의를 위해서 생명을 아끼지 않기도 했다.

옳은 일을 위해선 서거정(徐居正)의 말대로 "벼락이 떨어지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서슴지 않는" 대쪽 같은 절개를 보이기도 했다. '사색당쟁(四色黨爭)'이란 비난을 받기도 했으나 옛 선비에 변절이란 도시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아들 손자대까지 그들은 일편단심 변할 줄을 몰랐다. 매천(梅泉)같이 초야(草野)의 일개 무명 선비조차 망국(亡國)을 보다 못해 순국(殉國)을 했다. 선비로서 의병 대장 또는 순국열사로 길이 청사에 빛날 인물들은 얼마든지 있었다.

오늘날 선비 예찬론이 나오게 된 것은 그들의 그 굳은 지조, 순국의 애국 사상, 안빈도락(安貧道樂)하는 생활 태도 때문이 아닐까 한다. 긍정적 면에서 선비의 좋은 점을 오늘의 시대에 되살려 보았으면 하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지금 우리에게는 '선비'의 전통이 거의 남은 것이 없다. '일본의 무사도, 유럽의 기사도'는 근대에까지 무엇인가 전통을 남겼고 현대 사회에 긍정적으로 일부 계승된 족적이 남아 있으나, 우리에게는 '선비'의 전통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라) 대학은 탁월한 지성을 갖춘 교양인을 양성하는 곳이다. 따라서 공리적 목적과 실용적 가치는 대학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없다. 지식의 가치는 그 자체로서 인정돼야하며, 사회적 요구와 필요성에 의해 판단돼서는 안 된다. 이는 어떤 종류의 지식이든 그것이 참된 것이라면 그 자체로서 보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지식이 주는 보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음의 계발, 또는 지성(intellect)의 계발이다. 지성이란 진리를 보는 마음의 눈이다. 지성은 그 소유자와 분리될 수 없다. 그것은 소유자의 마음과 정신과 인격의 일부이다. 대학의 교육은 이러한 지성을 계발하기 위한 교육, 곧 지적 탁월성을 추구하는 교양교육이다. 그러므로 대학교육은 기독교인이나 가톨릭교도와 같은 특정 종교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성을 갖춘 교양인을 만드는 교육이다. 교양인은 세련과 균형의 절제된 마음을 갖고 있으며 품위와 예의바른 태도를 유지한다. 그리하여 그는 누구에게나 신망 받고 어떤 직책이라도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문제라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이 같은 인물을 양성하는 것, 이것이 교양교육의 목표이자 대학의 사명인 것이다.



(마) 대학은 그것이 속한 사회의 특정한 요구와 필요성에 부응해야 한다. 자국의 특수한 경제적·사회적 상황을 고려함 없이, 다른 나라의 교육이념과 교과과정을 맹목적으로 채택하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 경우, 대학은 그 사회에 필요한 자원이 아니라, 타국에나 어울릴 사회적 부적응자들을 양산할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수많은 졸업생들과 고용주들은 대학교육의 가치를 의심한다. 그들 모두는, 대학이 각종 전문가에게 필요한 지식과 자질을 교육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대학이 특권의 장소가 아니라 생존의 도량(道場)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점에서 대학은 기꺼이 공장, 곧 다양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종(種)의 '졸업생'을 최종의 상품으로 내놓을 수 있는 대규모 공장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 그것은 공산품의 경우가 그러하듯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즉 수요를 창출한 그 사회의 요구와 필요성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졸업생들을 공급한 경우, 그 대학은 최고의 대학이 되는 것이다.




[문제 1] 제시문 (가), (나), (다)를 참고하여 '바람직한 지식인의 모습'에 대해 논하시오. (800자 내외 / 40점)

[문제 2] (라), (마)의 논지의 차이를 서술하고, [문제 1]에서 밝힌 '바람직한 지식인'을 양성하기 위해서 대학 교육이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논하시오. (1000자 내외 /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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