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탁월하다. 오리천국에서는 이런 오리고기에 7가지 한약재와 다섯가지 과일로 만든 소스에 숙성 시킨 뒤 참숯불에 구워 손님에게 내놓는다. /사진=이승철기자
과일소스 듬뿍 곁들인 샐러드 함께 먹으면 일품
매생이 갈아 생굴·바지락 넣은 손칼국수도 별미
가을이 깊어가는가 싶더니 시나브로 겨울추위가 성큼 다가섰다. 추위를 녹여주면서 몸에도 좋은 음식이 뭐 없을까 절로 궁금해진다.
제주시 이도2동 한마음병원 사거리에서 동쪽으로 400m 지점에 위치한 '오리천국'은 전정빈·김원숙 부부가 10여년째 꾸려가는 식당이다. 이름에서부터 오리 전문점임을 금세 알 수 있는 식당은 '오리참숯불구이'로 제법 알려져 있다. 오리고기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동맥경화와 고혈압 같은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리참숯불구이는 요리사 경력 20년의 김씨가 10여년 전부터 줄곧 한 자리에서 선보여온 음식이다. "오리로 만드는 음식 개발에 앞서 한의원을 찾아 오리와 궁합이 맞은 재료를 문의하기까지 했다"는 김씨의 정성에다 손맛이 더해졌다.
손님상에 올려지기까지 오리는 숙성과 초벌구이 과정을 거친다. 먼저 제주산 생오리를 손질해 대추 등 7가지 한약재와 다섯가지 과일로 만든 감칠맛나는 소스에 하룻동안 재워둔다. 그리고 나서 강원도 참숯으로 여러 차례 뒤집어가며 초벌구이 후 손님들이 솥뚜껑 위에서 구워먹을 수 있게 낸다.
양념이 진하게 배어든 오기고기를 노릇노릇하게 구워 한 점 입에 넣자 쫄깃쫄깃한 게 입안에 착 감긴다. 오리고기를 다 먹을 즈음이면 오리탕이나 칼국수 중 입맛에 따라 한 가지를 골라먹을 수 있어 뱃속이 든든해진다.
오리음식에 곁들여 나오는 샐러드는 손님들 사이에선 인기가 그만이다. 독특한 샐러드 소스의 비결을 묻자 "비밀"이라는 김씨는 치커리, 상추, 오이, 양파, 파프리카 등 갖은 야채에 과일즙과 식초를 넣어 만든다는 정도만 얘기해 준다. 달콤새콤한 소스가 일품인샐러드를 요리구이와 함께 먹으면 과일과 야채의 상큼함이 고기의 느끼함을 확 없애주면서 입안을 즐겁게 한다.
▲신선한 야채로 만든 샐러드와 매생이 칼국수는 오리천국을 찾는 손님들에게 오리고기의 맛을 더하기도 한다.
오리천국이 선보이는 '매생이 손칼국수'는 제주에선 쉽사리 맛볼 수 없는 해초인 매생이로 만든 별미다. 전라도가 고향인 김씨가 고향의 맛을 떠올리며 선보이기 시작했다는 음식인데 "전남 강진과 장흥의 깨끗한 바다에서 나는 부드러운 매생이는 미네랄이 풍부하고 아미노산 함량도 많아 건강식품으로 그만"이라고 말한다.
매생이 손칼국수는 밀가루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자연산 매생이를 갈아넣어 반죽해 얇게 썬다. 연둣빛 면발은 팔팔 끓는 맹물에 살짝 삶아 건져낸후 멸치·다시마·마른 새우를 넣어 만든 진한 육수에 넣어 한 번 더 끓이면서 소금, 다진마늘을 첨가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애호박, 생굴, 바지락, 대파를 넣어 한소큼 끓이면 바다냄새 깊은 매생이 손칼국수가 완성된다.
매생이에 굴, 바지락이 한 그릇안에서 넘실대며 바다의 깊은 맛을 가득 전해주는 매생이 손칼국수의 쫄깃쫄깃한 면발과 시원하면서도 깊은 국물맛은 입맛을 당기기에 충분하다.
주방에서 음식을 도맡아 만들어내는 김씨가 오래 전부터 고집하는 것은 인공조미료 대신 천연재료만으로 음식맛을 내는 것이다. 샐러드에 사용하는 야채도 식당 뒤편 공터에서 직접 무농약으로 가꿔서 쓸 정도라니, 음식맛은 역시 좋은 재료에서 나오는가 보다.
오리참숯불구이 가격은 마리당 4만5000원으로 3명정도가 먹을 수 있다. 매생이 손칼국수는 1인분에 6000원. 영업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의 759-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