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튀는 논술학교](20·끝)통합교과논술을 위한 학습방법<br>(6)소설을 전략적으로 읽고 해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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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이해와 감상은 인물·사건·배경 파악부터
  • 입력 : 2010. 11.10(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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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3요소 중요도 순서로 배열… 인물이 가장 중요
논술시험 특성 감안 한정된 제시문 해석능력 길러야

다음 제시문을 읽고 위에서 설명한 방식을 따라 논제를 해결해 보자

주생은 선화를 본 후로 배도에 대한 정이 엷어졌다. 응수할 때만은 억지로 웃음도 짓고 즐거운 체했으나, 마음엔 오직 선화 생각뿐이었다.

하루는 승상 부인이 어린 아들 국영을 불러 말했다.

"네 나이 벌써 열둘이 아니냐. 아직도 취학을 못하고 있으니, 후일 성년이 되면 어떻게 자립하겠느냐. 내 들은 바로는 배도의 남편인 주생은 글을 잘 하는 선비라고 한다. 네 가서 배우기를 청하는 것이 좋겠구나."

부인의 가법은 매우 엄했다. 국영은 이 말을 어길 수 없었다.

그 날로 책을 챙겨 주생에게 갔다. 주생은 마음속으로는 '이제는 됐구나.'하고 은근히 기뻐했다. 그러나 거듭 사양하다가 마지못한 체하면서 허락했다.

어느 날, 주생은 배도가 출타한 틈을 타 국영에게 조용히 말했다.

"네 오가면서 글을 배우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 아니겠느냐. 네 집에 빈방이라도 있다면 내가 너의 집으로 옮겨갔으면 한다. 너는 왕래하는 불편을 덜 것이요, 나는 너를 가르치는 데 전력을 할 수 있을 텐데."

국영은 넙죽 절을 하면서, "그러하옵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하고 말했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가 어머님께 말씀 드려 그 날로 주생을 자기 집으로 맞아들였다. 배도는 외출했다 돌아와 몹시 놀라며 말했다.

"아마도 선랑께서는 딴 마음이 있으신가 보군요. 왜 저를 버리시고 다른 곳으로 가십니까?"

"내 듣건대 승상댁에는 3만 축의 장서가 있다 하오. 부인은 선공의 유품이라 함부로 내고 들이는 것을 싫어한다지 않소. 그래서 그 집에 가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책들을 읽어 보려는 욕심으로 그러는 거요."

배도는,"낭군님께서 학문(學問)에 정진하시는 것은 저의 복(福)입니다."

하고 말했다.

주생은 승상댁으로 옮겨갔다. 낮이면 국영이와 같이 있고, 저녁이면 집안의 문이란 문은 빈틈없이 잠가 버리므로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갖은 궁리를 다하는 동안, 어느덧 열흘이 지났다. 문득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선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이 봄이 다 가도록 만나지 못했구나. 황하의 물맑기를 기다린다면 몇 해나 기다려야 할지. 차라리 어둔 밤에 선화 방으로 뛰어드는 게 낫겠다. 일이 성공하면 귀한 몸이 될 것이요, 실패로 돌아가면 죽음을 당한다 해도 좋다."

이 날 저녁 따라 달이 없었다. 주생은 여러 겹의 담을 뛰어넘어 선화의 방 앞에 이르렀다. 복도에는 구부러진 큰 기둥이 있는데 염막(廉幕)이 겹겹이 드리워 있었다. 주생은 얼마동안 동정을 살폈다. 인적이 없었다. 선화 혼자만이 촛불을 밝히고 곡을 뜯고 있었다. 주생은 기둥 사이에 바짝 엎드려 그 뜯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중략)……

어느덧 날은 밝아왔다. 난간 앞 꽃나무 가지에 앉은 부엉이 울음소리를 문득 들었다. 주생은 깜짝 놀랐다. 방을 급히 나갔다. 집과 연못은 고요했고, 새벽안개는 몽롱했다. 선화는 주생을 보내느라고 방문을 나섰다가 문을 닫고 들어가며 말했다.

"이제 간 후로는 다시는 오지를 마셔요. 이 비밀이 새나가 누설된다면 사생(死生)이 걱정되옵니다."

주생은 기가 막혔다. 목이 메어 급히 달려들며 말했다.

"이제 겨우 좋은 인연을 이루었는데 어찌 이렇게도 박대를 하는 거요?"

선화는 방긋 미소지으면서, "아까 말은 농담이에요. 너무 노여워하지 마시옵고 저녁으로 만나도록 하시어요." 하고 말했다. 주생은 연신 "응응."하면서 급히 달려나갔다. -권필, '주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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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 대한 이해와 감상은 소설의 요소를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추면 된다. 소설의 3요소는 주제, 문체, 구성이고 소설 구성의 3요소는 인물, 사건, 배경이다.

소설 작품의 해석과 감상은 구성의 3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에 대해 파악하고 나서 그 다음으로 주제, 문체를 파악하는 순서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소설 구성의 3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물론 인물이다.

우리가 소설 구성의 3요소로 '인물, 사건, 배경'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는데 이 배열은 아무런 의미 없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중요도가 높은 것에서부터 낮은 것으로 배열된 것이다.

작품 속에 특정 인물을 등장시키고 그 인물이 겪는 사건을 엮어서 전개시켜 나가는 것이 소설이다.

그러므로 소설에서 인물은 가장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작가들은 '인물(성격)'의 창조에 사활을 걸어서 창작을 하게 된다.

따라서 소설을 읽을 때는 무엇보다도 먼저 '인물'에 초점을 맞춰 작품을 읽고 해석해 나가면 된다.

어떤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는지, 중심인물은 누구인지, 인물 간의 관계는 어떠한지, 인물과 인물 사이에 어떤 갈등관계가 나타나는지, 인물과 사회와의 관계는 어떠한지, 인물의 심리와 성격은 어떠한지, 인물이 겪는 사건의 내용은 무엇이며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등을 파악하면서 작품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인물'에 초점을 맞춰서 작품의 내용을 파악한다면 인물에 대한 모든 것과 사건의 내용도 저절로 알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것은 인물의 행동이나 인물 간의 대화를 통해서 드러나기 때문에 작품을 읽을 때는 이 점에 주목하면서 읽어야 한다.

다음으로 '사건'을 파악할 때는 단일 사건인지 아니면 여러 사건이 얽혀 있는지, 사건의 배열이 시간적 순서인지 아니면 역순행적으로 시간을 넘나들면서 배열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건의 내용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 사건의 사회적·역사적 의미는 무엇인지를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배경'은 단순하게 시간과 공간을 알려주는 요소가 아니라 사건의 분위기를 암시하거나 주제를 암시하는 기능이 있음을 알고 그러한 의미가 있는지를 파악하면서 살펴야 한다.

이렇게 구성의 3요소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이해를 하게 되면 대체로 그 작품의 주제는 저절로 드러나게 된다.

문체는 그 작가만의 독특한 문장 표현 양식을 말하는데, 작품을 해석하고 감상하는 활동 과정에서는 거의 중요성이 없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겠다.

여기서 덧붙여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입수능이나 논술시험에서 출제되는 소설 작품들인 경우 전체 작품의 내용을 자세히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인용된 작품의 전체 내용을 자세히 알고 있다면 쉽게 질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문제풀이를 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논술시험에서는 하나의 자료로 작품의 일부분만을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시된 내용에 한하여 논제에 맞춰 그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러므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물의 행동이나 인물간의 대화 등을 통해 제시문 안에서 나타나는 인물의 성격이나 갈등 관계, 사건의 전개 과정, 작품의 의미 등을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논제 1.] '주생'의 행동의 정당성에 대해 평가해 보시오.

'주생'은 이미 '배도'와 부부 사이이다. 그런데도 '선화'를 마음에 두고 '도모'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유부남인 주생이 미혼의 '선화를 도모'하려는 것은 부도덕한 행위이다.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나 전통사회에서나 일부다처제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주생의 행위는 반윤리적인 행위인 것이다.

주생의 부도덕함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주생은 '국영'의 글 선생으로 승상댁으로 옮겨간다. 그 속셈은 물론 '선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서 배도에게는 승상댁에 있는 3만 축의 장서 중에서 세상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책들을 읽어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속인다. 부부 간은 신뢰로 이루어지는 관계라 할 수 있는데, 주생은 그 관계를 깨뜨려버리고 있는 것이다. 글을 가르치는 '지식인'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선화와도 부적절한 관계를 맺는다. 승상댁의 식구들의 눈을 피해 밤중에 몰래 선화와 밀회한다. 선화도 주생을 연인으로 받아들이지만, 주생이 선화와 통정을 하기 전에 '차라리 어둔 밤에 선화 방으로 뛰어드는' 모험을 하고 '실패로 돌아가면 죽음을 당한다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마음가짐부터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이며 반사회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주생 본인은 선화를 진실로 사랑했기 때문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서 선화의 사랑을 얻으려고 했다고 주장을 할 수 있다.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주관적 판단일 뿐이다. 만약에 이러한 주장이 정당성을 인정받으려면 도덕적·법적으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 기준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주생의 행동은 이러한 기준에 부적합한 행동이다. 따라서 주생의 행위는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는 행위인 것이다.

[논제 2.] 밑줄 친 부분에서 드러나고 있는 '주생의 속셈'이 무엇이며,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주생'이란 인물의 됨됨이를 간략하게 설명해 보시오.

'선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승상 댁에 들어가서 살아갈 방도를 찾고 있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어린 국영을 구슬리는 주생의 태도로 볼 때, 주생이란 인물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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