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한달 맞은 우근민 제주도정

[현장속으로]한달 맞은 우근민 제주도정
의욕 높지만 대안 제시는 역부족
  • 입력 : 2010. 08.02(월) 00:00
  • 위영석 기자 yswi@hallailbo.co.kr
  • 글자크기
  • 글자크기
4대 위기 해법 없이 1개월 '허송세월'
수출 1조원 달성 약속은 긍정적 평가

'세계가 찾는 제주, 세계로 가는 제주'를 통해 '도민이 행복한 국제자유도시'를 만들겠다며 지난달 1일 출범한 우근민 제주도정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우 지사는 취임사를 통해 ▷경제성장의 위기 ▷사회통합의 위기 ▷재정의 위기 ▷미래비전의 위기 등 4대 위기를 지적하고 수출 1조원 달성과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소, 지방채 총량제 도입과 행사·선심성 예산의 삭감이라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하지만 인사가 늦어지면서 상당수 공무원들이 일손을 놓아 민선 5기에 대한 미래비전 후속대책 제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제주해군기지 갈등을 풀기 위한 실행방안도 현실화되지 않아 한달을 허송세월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존 사업 재검토=우근민 지사는 지난 한달동안 민선 4기 주요 사업에 대해 줄줄이 보류시켰다. 이유는 도민 공감대 형성이다.

우선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되면서 행정체제 개편은 이미 예고됐다고 할 수 있다. 우 지사는 임기 안에 기초자치권을 부활하고 행정시에 인사권과 예산 편성권을 우선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행정조직 개편을 위한 TF팀을 만들고 내년 하반기에는 제주특별법 개정 수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지사는 영리병원과 내국인 카지노 도입 논의를 중단시켰다. 영리병원은 아직도 공공의료체계가 미흡하다는 판단이고 내국인카지노는 사회적 부작용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다.

또 빚을 내 추진하던 사업에 대해 '구조조정'이라는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내면서 재검토를 주문했고 국내 일류 지방공기업이라고 자부하던 제주개발공사에는 방만경영을 이유로 특별감사를 요구했다.

▶미래비전 후속조치 미흡=우근민 도정이 민선 4기 주요 사업에 대해 재검토에 나섰지만 이에 따른 후속조치는 미흡했다. '일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제시했지만 늦춰진 인사는 공무원 조직 자체를 더욱 움츠리게 만들어 한달동안 허송세월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주경실련 한영조 사무처장은 "인사가 늦어지면서 우근민 도정의 정책기조에 대한 대안 제시가 없어 아쉽다"면서 "해군기지 문제나 수출 1조원 달성 등에 대한 추진동력이 오히려 약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제주자치도의회도 인사에 대해서는 취임 초기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반면 아직까지 평가하기 이르지만 우근민 지사의 의욕적 행보에 대해 향후 4년을 기대하는 모습도 역력했다.

제주자치도의회 오영훈 의원은 "제주해군기지 문제에 대해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기대된다"면서 "인사 이후 내부 동력을 모으는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영조 처장도 "일상적인 외자 유치 발상과 달리 유통이나 마케팅, 제조업 육성 등 내부 역량을 강화해 수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은 긍정적"이라며 적지 않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00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