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⑥한라대 승마장 ~천아숲길~노로오름~한대오름 둘레길~삼나무숲길~임도~안덕쓰레기매립장

[2021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⑥한라대 승마장 ~천아숲길~노로오름~한대오름 둘레길~삼나무숲길~임도~안덕쓰레기매립장
‘사각사각’ 조릿대길 지나 만난 10월의 어느 멋진 날
  • 입력 : 2021. 10.12(화)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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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로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강희만기자

드넓게 조릿대 펼쳐진 천아숲길
노로오름서 바라본 한라산 장관
오후의 빛 쏟아지는 삼나무숲 힐링

10월이 되면 라디오 신청곡으로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가 자주 흘러나온다. 높아진 하늘과 상쾌한 바람, 따뜻한 햇살이 어우러져 어느 멋진 하루를 선사한다. 계절의 여왕은 5월이라지만 또 다른 여왕은 10월이 아닐까.

지난 1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1년 제6차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는 제주시 애월읍 광령리 제주한라대학교 승마장에서 시작해 천아숲길, 노로오름, 한대오름 둘레길을 지나 삼나무숲길, 임도, 안덕쓰레기매립장까지 이어지는 코스에서 진행됐다. 이번 투어 역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비대면으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쾌청한 날씨 속에 에코투어 일행은 길잡이 박태석 씨를 따라 탐방을 시작했다. 시작부터 아름다운 풍경과 마주했다.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 아래 천아오름을 배경으로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평화롭다'는 단어가 딱 들어맞을 것 같았다. 모든 상황이 그 말을 위해 존재하기라도 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드넓게 조릿대가 펼쳐진 천아숲길

넓은 들판을 지나 천아숲길로 향했다. 울창하게 솟아있는 나무들 아래엔 조릿대가 빽빽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릎 높이 정도로 자라난 조릿대 사이를 걸어가니 '사각사각' 다리를 스치는 소리가 듣기 좋았다. 마치 바닥에 푹신한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펼쳐진 조릿대 군락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장관이었다.

앞서가던 일행이 무언가를 발견했다. 물이 고여있는 작은 진흙탕이었는데 멧돼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멧돼지는 몸에 붙은 진드기 등을 떼어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진흙탕에 몸을 비빈다고 한다. 큰 발자국과 작은 발자국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새끼와 어미가 함께 지나간 듯 했다. 이날 탐방을 하며 이런 웅덩이를 여러 곳 볼 수 있었다. 멧돼지와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고민하기도 했지만, 그들의 집에 우리가 잠시 온 것이니 조용히 지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삼색도장버섯(사진 왼쪽), 구름송편버섯

가파른 숲길을 얼마나 올랐을까. 어느새 노로오름 정상에 도착했다. 노로오름은 고도 1070m로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에 위치해 있다. '노로'는 노루의 옛말로, 예전에 이 지역에 노루가 많이 서식했다고 해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남북으로 두 봉우리가 이어져 있으며 각각 큰노로오름, 족은노로오름이라 부른다.

고개를 돌려보니 한라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맑은 날씨 덕분에 더욱 선명하게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조금씩 단풍이 물들고 있는 모습과 함께 짙은 초록색의 한라산의 모습에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여러 장 남겼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언가 힐링되는 기분을 느꼈다. 남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리니 멀리 바다가 보인다. 산방산, 송악산, 희미하게 마라도까지 펼쳐진다. 한라산부터 남쪽 바다까지 파노라마 사진으로 기록해 본다.

한라꽃향유

천남성 열매

노로오름을 내려와 한대오름 둘레길을 따라 걸었다. 드넓게 펼쳐진 억새밭이 마중 나와 있었다. 잔잔한 바람에 춤을 추듯 몸을 흔들며 지나가는 에코투어 일행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만 같았다. 이어진 삼나무숲길은 이끼가 가득 붙은 오래된 삼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며 상쾌한 공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이 숲 사이로 떨어지며 영롱한 빛을 선사한다. 빛의 안내를 따라 천천히 걸다보니 길 옆의 나무엔 거미가 만든 육각형의 촘촘한 거미줄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고 있었다.

차귀버섯

제6차 에코투어 코스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지형이 많아 천천히 걸으며 탐방하기 좋았다. 노로오름도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었고, 힘들게 올랐더라도 그 힘듬을 보상할 만큼의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에 즐겁게 내려왔을 것 같다. 삼나무숲길과 임도도 잘 정비돼 있어 누구나 걷기 좋은 길이었다. 해가 지기 전 늦은 오후에 맞춰 이 삼나무숲길을 지나기를 추천한다. 정말 아름다운 빛과 숲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산딸나무 열매

표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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