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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주의 한라칼럼] 기회를 잘 활용해야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06.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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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나 사회가 어떤 제도나 관습에 물들여지면 여간해서는 바꿔지기 어려운 것 같다. 그래서 계기가 중요하다. 원하든 원치않든 일어나는 우연한 사건.사고가 우리를 되돌아 보게 하고 우리를 바꾸게 하기도 한다.

중학교 3학년말 겨울방학 때 친구들과 동네 독서실에서 공부하는데 옆자리의 친한 친구가 ‘영어실력기초’라는 참고서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교과서를 설명하는 자습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책인가 했다. 이것이 계기가 돼 며칠동안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나는 누구인가. 제주 서귀포 출신 촌놈이지만 나름 집안의 장손인데 옆친구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내가 듣도 보도 못한 책을 가지고 죽자 사자 공부하는 것 아닌가. 이것이 계기가 돼 경쟁에 지지 않아야 내게 선택권이 있는 것이구나를 깨달았다.

중국의 문화혁명은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고 역사발전에 걸림돌이 됐다고들 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한다. 이슬람교가 계속 중국 쪽으로 동진하다가 문화혁명 때문에 멈췄다고 한다. 또 옛것을 철저히 파괴했기에 허례허식이 많던 중국의 제사문화가 바뀌었다 한다. 기일제사는 2년째까지만 허용하고 3년째 부터는 명절 때 같이 지내도록 한다고 중국 사람한테 들은 기억이 난다.

우리사회도 몇십년 동안에 급속히 팽창되고 그에 따라 규모도 엄청 커졌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 빈번하게 대형 안전 사고가 발생한다. 수많은 인명피해를 수반하는 안전사고는 정말 빨리빨리 대충대충 속에 살아왔던 우리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그것은 우리생활 속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관행과 기득권과 조급증 그리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쉽게 고쳐지질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사회의 중대한 사건.사고가 있을 때 사건 자체는 있어서는 안되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를 계기로 사회가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태풍은 커다란 자연적 에너지를 품고 있지만 대형사건사고는 항상 사회적 에너지를 수반하고 있기에 잘 활용하면 좋은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세월호 사건이 국가적 재난이지만 그 후 대처를 슬기롭게 했다면 우리사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지금도 늦지 않았고 각종 사건.사고를 계기로 개선대책을 확실하게 수립해야 한다. 광주 건물 붕괴사고도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건이지만 이를 계기로 그동안의 고질적인 불법 후려치기 하도급 관행 하나 만이라도 확실하게 고쳐보자. 물론 이해관계도 있고 법도 바꿔야 되고 정말 힘든 일이다. 그러나 나는 가능하다고 희망을 느낀다. 요즘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를 늘 착용해야 한다. 나는 처음에 걸쳐 놓기만 해도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은행에 갔는데 입구에 있는 젊은 친구가 “마스크 잘 쓰세요” 하는 게 아닌가 솔직히 이맛살이 찌푸렸지만 참았다. 근데 장례식장에 가든 커피숍, 음식점에 가든 어디서든지 “마스크 올려쓰세요” 하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젊은이들이 철저히 원리원칙을 준수하는구나 생각돼서 "네! 알겠습니다"했다. 이런 일들이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라 생각한다. 우리의 문화와 제도에 관련되고 미래에도 계속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말 2030세대가 희망일 수 있겠다.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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