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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의 문연路에서] 죽음교육 걸림돌에서 디딤돌로!
합리적 죽음 성찰 돕는 교육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1. 06.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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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웰다잉 통해 삶의 질↑


지난 6월 4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96회 제1차 정례회에 조례안건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죽음교육 진흥 조례안'을 제출했다. 다른 조례와 달리 이 조례는 도민에게 선뜻 다가가기에 어려운 우리의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조례는 도민 각자가 죽음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고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깨닫고 삶과 죽음에 대해 합리적인 태도를 함양해 행복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그렇다. 이 조례는 곁에 있는 부모님뿐만 아니라 동네 삼촌, 더 나아가 도민 모두에게 동네 어디에서나 죽음교육을 받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제정했지, 죽음의 두려움과 부정을 불러오려는 게 전혀 아니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죽음교육의 걸림돌을 도민이 합리적인 죽음성찰을 도울 수 있도록 죽음교육의 디딤돌로 바꿔 놓으려고 죽음교육 진흥 조례를 발의했다.

죽음교육에 대한 걸림돌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우리 사회에 만연된 죽음에 대한 금기(禁忌)이다. 유교 전통 문화의 성격이 강한 제주 사회에서 죽음을 공공연히 말하기 무척 어렵다. 특히 충효 사상 인식이 매우 강해 부모뿐만 아니라 어르신에게도 죽음을 주제로 이야기하기 매우 힘들다.

둘째 자살 방조 선입견이다. 죽음교육이 자살을 방조해서 청소년이나 청년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2등이라면 서러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서 죽음교육은 자살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선입견이다.

셋째 우리 사회에 죽음교육이 전무하다. 그동안 제주에서는 중등교육, 고등교육 기관 혹은 평생교육기관이 '죽음'을 주제로 정규 프로그램을 운영한 적이 없다. 몇 년 전 제주대학교 철학과가 주관한 '제주시민을 위한 철학콘서트'에서 죽음을 주제로 운영됐던 게 고작이다.

이런 죽음교육의 걸림돌은 죽음교육 진흥 조례 제정으로 죽음교육의 디딤돌로 바뀔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평생교육 진흥 조례' '웰다잉(Well-Dying) 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 조례'들이 인문교양,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 등 도민의 인문소양 함양에 이바지해왔다.

그러나 앞서 조례들은 여러 계층의 도민을 포괄해 죽음교육에 대해 서로 관련 프로그램을 공유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좀 더 세밀하고 꼼꼼한 정책 실행이 없어 아쉬웠다.

이번 죽음교육 진흥 조례는 죽음교육의 걸림돌을 디딤돌로 전환해 나갈 것이다. 지난 2월 본인이 주관한 '죽음교육의 시대적 요구' 세미나에서 죽음교육을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정현채 명예교수(서울대 의과대학)는 근사체험, 사후세계, 사후통신 등의 내용으로 일반인이 생각하는 생로병사의 죽음의 인식을 폭 넓게 확장했다. 또한 오진탁 교수(한림대)는 대학생 죽음교육 사례와 자살예방, 죽음 정의(定義) 부재 등을 강연하며 죽음교육의 시대적 요구를 인식하게 했다.

지금껏 지천명(知天命) 50은 죽음을 준비하기에 이른 나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죽음교육 세미나를 통해 이른 나이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죽음교육 진흥 조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자가 본인의 죽음에 대한 절대성, 보편성, 일상성, 우발적 발생 가능성 등 죽음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인식, 즉 죽음성찰이 필요할 때이다. 죽음교육의 디딤돌을 통해 각자의 웰빙과 웰다잉으로서 삶의 질을 높이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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