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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택의 한라칼럼] 500년 전 제주에는 무슨 일이?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입력 : 2021. 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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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고도 제주 복원을 위하여! 2021년 올해는 충암 김정이 제주에서 사약을 받은 지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충암은 1520년 기묘사화로 제주에 유배돼 1521년 절명했다. 1555년은 왜구들이 제주도를 조선침략의 본거지로 삼으려 화북포로 상륙해 제주성안을 포위했던 을묘왜변이 일어난 해이다. 조선왕조록에 의하면, 제주목사 김수문이 장계를 올리길,'왜적 1000여 명이 진을 쳤습니다. 신이 날센 군사 70인을 거느리고 진 앞 30보까지 쳐들어갔습니다. … 정로위 김직손, 갑사 김성조.이희준, 보인 문시봉 등 4인이 말을 달려 돌격하자 적군이 흩어졌습니다. 정병 김몽근이 붉은 투구를 쓴 왜장을 활로 쏘아 명중시켰습니다. 이에 아군이 승세를 타고 추격해 참획(斬獲)이 많았습니다.' 70인 특공대가 왜적을 대파한 곳은 남수각 동쪽 구릉으로 지금의 운주당 근처라 여겨진다. 승전을 보고받은 명종 임금은 특공대 4인과 목사 등에게 상을 주고, 특히 김성조와 문시봉에게 종3품 건공장군을 제수했다. 제주선현지 등의 사서에는 활약이 두드러진 김성조.문시봉의 공적이 기록돼 있다. 김성조는 충암과 교유해 진사시 과거에 급제, 제주향교 교수를 지내고 향학당을 세운 김양필의 사위이다. 그가 처가의 길들이기 어려운 야생마에 채찍을 하며 적중을 내달려 왜적을 물리쳤던 것이다. 문시봉 일가는 조선 최고의 말테우리 헌마공신 김만일을 사위로 맞아 목마기술을 물려주기도 했다 전한다.

당시의 제주 읍성은 산지천 서안과 병문천 동안에 위치하고 있었다. 을묘왜변 시 동문로터리와 사라봉 사이에 있는 높은 언덕에 진을 친 왜군이, 성밖 주민을 살상하고 양곡과 재물을 약탈하고 거로 근처 소림사 등에 불지르니, 제주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를 극복하려 70명의 별동대가 기습공격을 시도하여 왜선 10여 척을 빼앗고 수백 명의 적을 사살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왜란을 막아낼 수 있었지만 취약점들도 드러났다. 제주성 동쪽은 높은 구릉이어서 성안이 적에게 노출되고, 우물이 성밖 산지천에 있어 식수 구하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취약점들을 간파한 곽흘 목사는, 1565년 제주성을 동쪽으로 확장해 동성(東城)을 쌓았던 것이다. 그러나 제주성은 1910년대를 거치며 성문이 사라지고 1920년대 제주항 축항공사 시 대부분 허물어졌다. 그리고 성문을 지키던 돌하르방들도 제자리를 떠나 여전히 방황 중이다.

구국과 애향의 영웅들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있다. 을묘왜변의 승전비는 초라하게 5현단 동편 최근 생긴 다리 위에 있다! 을묘왜변과 연고가 없는 다리 위에 승전비를 모신 이유는 뭘까? 제이각 남쪽에는 을묘왜변 벽화 거리가 최근 조성돼 있기는 하다. 역사적 사건에 관한 안내는 실재의 모습을 담아 실재로 행해졌던 곳에 설치돼야 그 의미가 크다 한다. 역사가 기록한 우리의 영웅들을 되살리는 일은, 동상이나 벽화 등을 통해 주민과 친근케 하는 것이다, 천년의 고도 제주의 복원은 역사서에 기록된 우리의 영웅들을 시민에게 알리는 데서 비롯되기에 하는 말이다. 소시민이 제안한 소소한 것들마저 소임을 다하려는 관련자들이 하나씩 구현해 낸다면, 천년의 고도 제주는 어느새 우리 곁에 와 있을 것이다. <문영택 (사)질토래비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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