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이면 고칠 걸"… '유충 사태' 고개 숙인 제주도

"사흘이면 고칠 걸"… '유충 사태' 고개 숙인 제주도
수돗물 유충 재발 사태 도마 "즉시 수리했어야" 지적
7년 간 상하수도본부장 9번 교체 전문성 부족 비판도
  • 입력 : 2021. 03.22(월) 17:09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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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열린 제주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1차 회의에 출석한 허법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

올해 2월 재발한 수돗물 유충 사태와 잦은 제주도상하수본부장 교체 문제에 대한 비판이 도의회에서 제기됐다.

22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93회 임시회 환경도시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의원들은 제주도의 물 관리 체계를 도마에 올렸다. 특히 고장 난 강정정수장 정밀여과장치를 한 달간 방치하는 등 부실한 관리·감독를 꼬집는 질책이 많았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올해 1월26일 유충 등 이물질을 걸러내는 정밀여과장치가 고장난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도 한달 간 수리를 미룬채 정밀여과장치가 없는 우회관로로 서귀포시 가정에 수돗물을 공급해 온 것(본보 3월5일자 3면)으로 드러났다. 도 상하수도본부는 2월25일 서귀포시 가정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자 부랴부랴 수리에 나서 올해 2월28일 정밀여과장치를 고쳤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이번이 두번째다.

고용호 의원(더불어민주당, 성산읍)은 "고장 난 정밀여과장치를 오랜 기간 동안 방치했다"며 "즉시 수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희현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을)은 "원희룡 지사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도 다시 유충이 발견됐는데 또 사과할 것이냐"며 "3일 만에 고칠 수 있는 정밀여과장치를 왜 한달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한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의원들의 질책에 안우진 도 상하수도본부장은 "(수리가 늦어지는 과정을 보면) 내부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허법률 기획조정실장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상하수도본부장과 환경보전국장의 잦은 교체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도의회에 따르면 원희룡 지사가 취임한 2014년 7월 이후 7년간 상하수도본부장은 9번, 환경보전국장은 7번 교체됐다. 또 현직 본부장과 국장은 각각 상하수도본부와 환경국에서 근무한 경력이 없다.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연공서열도 중요하고, 퇴직·승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부서 수장을 맡으려면) 관련 업무 경력이 2~3년 있어야 한다는 등 기준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강 위원장은 상수도 업무 감독을 물정책과가, 하수도 업무 감독을 환경정책과가 하는 등 과(課) 단위로 관리·감독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이같은 관리·감독 체계가 타당하다고 보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허법률 실장은 "(국장급 공무원) 전문성을 살리고 오래 근무할 있는 여건을 만들도록 (인사부서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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